제23장
“강 변호사를 못 믿겠으면 다른 변호사를 소개해줄게.”
“아... 아니야. 난 믿어.”
“응.”
시선을 거둔 성시후는 시동을 걸고 차를 몰고 떠났다.
하은지는 두 손을 꼭 잡은 채 눈빛이 흔들렸다.
“저기... 천 변호사님의 말을 들어보니 너와 강 변호사의 관계를 모르는 것 같아.”
“나와 강리나는 결혼했다고 대외로 공개하지 않아 몇 명 친한 친구 외에는 아무도 몰라.”
“왜 공개하지 않았어?”
‘왜일까?’
성시후는 눈빛이 어두워졌다.
당시 강제로 강리나와 결혼해서 다른 사람에게 알리고 싶지도 않았고 인정하려고 하지 않았다.
...
혜성 별장.
강리나는 성시후가 자신을 귀찮게 하지 않기 위해 퇴근 후 마트에 들러 음식 재료를 샀다.
네가지 반찬과 쌀죽을 끓여놓았는데 6시가 되니 현관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강리나가 죽을 떠서 식탁에 놓으며 현관 쪽을 내다보았더니 성시후가 신발을 바꿔 신고 있었다
“손 씻고 밥 먹으러 오세요.”
성시후는 고개를 들어 강리나를 보았다.
낮에 정장 차림을 한 오피스룩과 달리 편안한 옷차림으로 갈아입은 이 여자는 집게 핀으로 머리를 말아 올렸고 이마 양쪽에는 잔머리가 늘어져 더 아름다워 보였다.
왠지 모르게 그는 요즘 강리나를 보면 볼수록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마음에 들었다.
곧 두 사람은 식탁에 마주 앉았고 수저를 들던 성시후는 쌀쌀하게 웃었다.
“오늘은 다이어트 안 해?”
강리나는 조용히 식사하며 대꾸하지 않았다.
성시후는 식사를 하며 강리나를 힐끗 보았는데 젓가락질할 때도 그의 시선을 피하는 모습에 목소리가 더 차가워졌다.
“날 피하는 거야?”
“아니요.”
강리나는 심드렁하게 대답했지만 여전히 그를 보지 않았다.
‘탁’하고 젓가락을 식탁에 내려놓으며 성시후가 말했다.
“요리 솜씨가 형편없어.”
강리나의 밥을 먹는 속도도 점차 느려지더니 결국 젓가락을 내려놓으며 성시후를 바라보았다.
“나도 그렇게 생각해요. 그래서 가정부 한 분을 쓰고 싶어요.”
“왜 요리 실력을 늘일 생각은 안 해?”
“요리 실력은 짧은 시간에 늘일 수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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