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fic
Open the Webfic App to read more wonderful content

제20장

그녀는 이미 소파 쪽으로 가서 어깨에서 메고 있던 가방을 내려 소파에 던졌다. “하은지 씨가 나에게 말하지 말라고 직접 말했어요.” 성시후는 불만스러운 듯 차갑게 말했다. “은지는 네가 나한테 말할 줄 알았다던데 인제 와서 나한테 말하지 말라 했다고? 거짓말을 해서 은지를 모함하고 싶은 거야?” “거짓말 아니에요.” “내가 믿을 것 같아?” 그와 싸우기 싫었던 강리나가 말을 하지 않자 성시후는 오히려 더 화를 내며 일어나서 그녀의 손목을 잡아당겨 소파에 넘어뜨렸다. 몸을 숙여 그녀를 안에 가둔 그는 입꼬리를 씩 올리며 차갑게 말했다. “네가 나한테 은지가 돌아왔다는 소식을 숨기면 내가 너를 한 번이라도 더 볼 거로 생각해?” “아파요...” 강리나는 팔을 움츠렸다. 강시후는 그제야 그녀의 손이 거즈로 감싸고 있었고, 그의 엄지손가락이 마침 그녀가 거즈를 싸고 있는 곳을 눌렀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엄지손가락을 떼고 불쾌한 듯 눈살을 찌푸리고 물었다. “어떻게 된 거야?” “아무것도 아니에요.” 강리나는 소파에서 일어나 말했다. “피곤해서 먼저 올라갈게요.” 성시후는 그녀의 팔을 잡고 다시 소파에 내동댕이치며 말했다. “어떻게 된 거냐니까, 누가 너를 다치게 했어?” 그녀는 그를 바라보며 또박또박 대답했다. “카페에 있을 때 시후 씨가 급하게 여신을 감싸주려고 나를 밀쳐 넘어뜨렸잖아요. 그때 바닥에 커피잔 조각이 있어서 내가 때마침 눌렀어요.” 남자는 얼굴에 떠올랐던 노기가 좀 누그러지라 할 말을 잃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강리나는 소파에서 몸을 일으키며 그를 바라보았다. “성 대표님 왜 그런 표정으로 봐요? 모르는 사람이 봤으면 성 대표님이 절 아끼는 줄 알겠어요?” 그녀의 말에 성시후는 정신을 차렸다. 그는 몸을 똑바로 세우고 한 손을 양복바지의 주머니에 꽂은 채 주먹을 꽉 쥐고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네가 커피를 은지한테 뿌리지 않았다면 나도 그렇게 서두르지 않았을 거야. 잊지 마. 2년 전에 네가 내 침대에 올라가서 나와 은지를 갈라놓았고, 그래서 세 사람의 인생 궤적을 바꿨어. 지금 은지의 결혼이 불행한데 너의 죄도 있어!” “그녀의 결혼은 불행하고 내 결혼은 행복하다는 말인가요?” “넌 당연히 불행해야지.” 강리나는 말을 잇지 못했다. 그 눈빛에는 실망도 있었고 운명을 인정하는 듯한 태연함도 있었는데 결국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시후 씨는 하지은 씨와 역시 호흡이 잘 맞아요. 나를 비난하는 변명도 똑같아요.” 성시후는 그 모습을 보고 더욱 짜증이 나서 몸을 돌려 여자에게 등을 돌리고 손으로 미간을 누르며 말했다. “배고파, 밥이나 해.” “다이어트를 해서 밥 먹을 생각이 없어요.” 말을 마친 그녀는 쏜살같이 침실로 올라갔다. 남자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고 서 있다가 화가 치밀어 올랐다. ‘빌어먹을 여자, 이렇게 말을 안 듣다니.’ ... 이틀 후, 강리나와 하은지는 세 번째 만났는데 그들은 킹스 로펌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 천명훈의 뒤를 따라 회의실로 들어간 강리나는 하은지 옆에 성시후가 앉아 있는 것을 보고 멍해졌다. 강리나는 순간 천명훈과 서로 마주 보았다. 하은지는 옆에 있는 성시후를 힐끗 보았다. 그가 불쾌한 눈빛으로 두 사람을 바라보는 것을 본 하은지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고 천명훈에게 말했다. “천 변호사님, 이분은 혜성 그룹의 대표님이자 제 친구인데 방청해도 괜찮을까요?” 천명훈은 강리나를 바라보았다. “강리나, 괜찮겠어?” “당사자가 괜찮다면 상관없어요.” “그래, 앉아.” 그렇게 말하며 그는 강리나의 의자를 당겨주었다. 성시후는 이들의 교감을 지켜보고 있었다. ‘눈 맞춤'부터 천명훈이 ‘의자를 당겨주는' 행동을 보며 기분이 나빠졌고 가슴이 답답해졌다.

© Webfic, All rights reserved

DIANZHONG TECHNOLOGY SINGAPORE PTE. 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