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장
강씨 집안은 큰 타격을 입었고, 그녀는 하루아침에 사랑받던 아가씨에서 가문을 책임져야 하는 가장이 되었고으며 결혼 후 남편의 스캔들이 끊이지 않은 데다 남편의 빈정거림까지, 그녀의 생활은 엉망진창이어서 성숙하지 않으려 해도 어려웠다.
강리나는 의도적인 듯한 그녀의 말을 무시한 채 직업적인 미소를 띠고 대답했다.
“네, 변호사가 됐어요.”
천명훈은 의외라는 듯 물었다.
“아는 사이에요?”
이에 하은지가 대답했다.
“한 번 만난 적이 있어요.”
천명훈은 강리나를 힐끗 보다가 그녀가 더는 말 할 생각이 없어 보이자 입을 열었다. “정식으로 소개할게요. 여긴 강리나라고, 과거 승소율이 80% 이상이죠. 하은지 씨 사건을 강변에게 맡길 생각이에요. 물론 저도 뒤에서 도와줄 거고요. 괜찮으시겠어요?”
“천 변호사님이 추천하신 분이라면 저도 믿을게요. 변호사 대리 계약을 체결하죠.”
“그래요.”
계약 후, 하은지가 해야 할 일이 있다고 일어서자 천명훈은 그녀를 배웅해 주겠다고 했다.
하은지가 웃으며 입을 열었다.
“가능하다면 강 변호사님이 배웅해 주세요. 개인적인 일로 얘기 좀 하고 싶어요.”
천명훈은 대답하지 않고 강리나를 보았다.
강리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배웅해 드릴게요. 하은지 씨.”
“가요.”
엘리베이터 안, 강리나는 조용히 서 있었다.
하은지는 곁눈질로 그녀를 아래위로 훑어보았다.
“시후는 2년 동안 잘 지냈어요?”
“그건 하은지 씨가 시후 씨에게 물어봐야 할 것 같아요.”
“두 사람이 부부니 잘 알 거로 생각했어요.”
강리나는 하은지가 방금 성숙해졌다고 했던 말이 불편함을 가져온 것은 자신만의 착각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착각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하은지와 시선을 마주쳤다.
“하은지 씨가 무슨 뜻으로 하는 말씀인지 모르겠어요.”
“그냥 한 말이에요.”
그녀는 담담하고 가벼운 말투로 비꼬면서 말했다.
“강리나 씨 너무 예민한 것 같아요.”
강리나는 담담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변호사로서 하은지 씨의 합법적 권익을 확고히 지키고, 관련 법률 문제도 기꺼이 해결해 드릴 거예요.”
“그래요. 하지만 강리나 씨게 부탁할 일이 하나 있어요.”
“말씀하세요.”
하은지는 연약한 모습으로 목소리를 낮추었다.
“시후에게 제가 돌아왔다고 말하지 말아 주세요. 전 지금 이 모양이라 시후를 만나고 싶지 않아요.”
그녀의 이 말에 무슨 속셈이 있는지 짐작할 생각이 없었고 관심도 없었던 강리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걱정하지 말아요. 전 뒷말을 안 해요. 직업윤리도 지켜야 하고요.”
하은지를 배웅한 후 강리나는 다시 로펌으로 돌아갔다.
천명훈은 하은지가 전에 말했던 상황을 소개했고 하은지와 비슷한 사건을 보여줬다.
강리나는 자료를 받아들고 일하러 갔다.
하은지는 현재 남편 몰래 변호사를 찾고 있고 남편의 불륜 증거를 찾는 단계인데 강리나는 이 소송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했다.
오후 5시.
강리나는 가방을 들고 로펌을 나서려다 하은지의 전화를 받았다.
“강리나 씨,. 오늘 밤 여자를 데리고 나인 클럽에 갈 거예요. 제가 따라가서 증거가 될 만한 동영상이라도 찍어볼까요?”
“갈 수는 있지만 안전에 유의해야 해요.”
“좀 무서운데 같이 가줄래요?”
그녀의 눈동자가 움찔했다.
변호사로서 당사자와 함께 증거를 찾는 것은 당연하다.
성시후의 아내로 남편의 전 여자친구와 함께 현 남편이 바람피우는 현장을 잡는다는 것은 정말 아이러니했지만 결국 이성은 감정을 이겨냈다.
전문적인 변호사가 되려면 사소한 일에 구애받을 수밖에 없다.
6시 반, 나인 클럽.
두 사람이 만나자 하은지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강리나 씨, 와줘서 고마워요.”
강리나 씨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 클럽에 들어갔다.
“참, 은지 씨 남편의 외국 자산 증명서가 필요한데 받을 수 있나요?”
“해 볼게요.”
“네.”
하은지는 그녀가 더는 아무 말이 없자 슬쩍 떠보았다.
“전 2년 전에 시후의 설명을 듣지 않고 은산시를 떠난 것을 정말 후회해요. 만약 다시 선택할 수 있다면 반드시 시후를 용서할 거예요. 어쨌든 그는 나를 배신하려던 것이 아니라 꾀임에 든 거잖아요. 강리나 씨, 안 그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