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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장

그녀는 재빨리 이불을 젖히고 침대로 내려갔다가 밖에서 위층으로 올라가는 소리를 듣고 황급히 안에서 문을 걸어 잠근 뒤 침대 옆으로 돌아가 휴대전화를 꺼내 경찰에 신고하려 했다. ‘1'을 두 번 치자마자 바깥쪽 문고리가 한 번 흔들렸다. 강리나는 온몸이 경직된 채 부리나케 ‘2'를 눌렀다. “문 열어!” ‘잠깐만, 왜 이렇게 성시후 목소리 같지?’ 그녀의 기억이 맞다면 결혼 2년 동안 성시후는 이 별장에 발을 들여놓은 적이 없다. 할아버지께서 오늘 이사 오라고 하셨지만 그가 말한 것은 ‘내일부터’인 것 같다. 강리나는 문짝에 기대어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었다. 갑자기 휴대전화 벨 소리가 울려 서둘러 휴대전화를 내려다보니 발신 번호에 ‘성시 후’라고 떴다. 밖에서 여전히 화가 난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강리나, 무슨 뜻이야? 당장 문을 열어!” 강리나는 안도의 숨을 길게 내쉬며 방문을 열었다. 성시후는 그녀를 위에서 아래로 한 번 훑어보고 침실로 들어가 한 바퀴 둘러보았다. 마치 그녀가 방금 문을 열지 않은 것이 집에 다른 남자를 숨겼기 때문인 것처럼 말이다. 아무런 증거도 찾지 못한 그는 그녀를 돌아보며 물었다. “왜 그렇게 뜸을 들이다가 문 열어? 뭐 하는 거야?” “집에 도둑이 든 줄 알고 무서워서 문을 못 열었어요.” “내가 도둑이야?” 강리나는 그를 한 번 쳐다보고 침대 곁으로 걸어가며 시큰둥하게 말했다. “결혼한 지 2년이 되도록 돌아오지 않았잖아요. 오늘 밤 갑자기 돌아왔으니 내가 합리적으로 의심하는 것도 당연해요. 당신을 겨냥할 생각은 없었어요.” 이 이유가 정말 그를 설득한 건지 성시후의 표정이 조금 누그러졌지만 여전히 차가운 목소리로 쌀쌀하게 말했다. “내연녀인 신분으로 남자의 침대에 기어오르는 여자도 두려운 게 있나 봐?” 그녀는 걸음을 멈추었다. 예전에는 그녀가 뻔뻔하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고 모욕했는데, 오늘은 내연녀라는 단어까지 쓰다니. 어이없다는 생각에 전에 없던 억울함이 마음속에 떠올랐다. 강리나는 그를 돌아보며 울고 싶은 충동을 참았지만 그 억울함과 화를 억누를 수 없었다. 그녀의 눈빛에 짜증이 난 성시후는 그녀의 시선을 피해 침실의 1인 소파에 앉았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강리나가 덤덤하게 말했다. “왜 돌아왔어요?” “할아버지께서 돌아오라고 하셨잖아. 오늘 밤 특별히 돌아와서 너랑 함께 있으려고.” “옆방이 정리됐으니 가서 자요.” 성시후는 여전히 기고만장한 모습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내 기억이 맞다면, 여기는 할아버지께서 우리에게 주신 신혼집인데, 왜 나더러 옆방에서 자라는 거야?” 강리나는 그와 실랑이하기 싫었다. “그럼 시후 씨가 안방에서 자고, 내가 옆방에 가서 잘게요.” 강리나는 말을 마치고 나서 돌아섰다. 하지만 발걸음을 옮기자마자 성시후가 손목을 잡아 끌어당겼다. 순식간에 그의 품에 안긴 강리나는 갑자기 다가온 알코올 냄새에 심장 박동이 흐트러졌다. 성시후는 한 손으로 그녀의 허리를 잡고 다른 한 손으로 그녀의 턱을 치켜올리더니 그녀의 입술에 키스했다. 눈을 부릅뜨고 멍하니 있던 강리나는 눈을 감은 채 진지하게 키스를 하는 성시후의 모습을 보았다. 잠옷을 사이에 두고 그녀의 몸을 더듬고 있는 손바닥도 전에 없는 부드러움이 느껴졌다. 이 사람이 바로 절대 건드리지 않겠다고 큰소리쳤던 그 남자란 말인가? 다시는 본가에서처럼 굴욕당하기 싫었던 그녀는 성시후를 밀치며 말했다. “술을 많이 마신 거예요, 아니면 약을 잘못 먹은 거예요?” “아니야. 제정신이야. 그냥 키스하고 싶어.” 목소리가 낮고 섹시하게 들려와 강리나는 자신이 다정하게 사랑받고 있다는 착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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