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6장
"그래, 가봐."
남서희가 말했다.
"내가 같이 가줄게."
"아니야, 넌 몸도 안 좋은데, 냄새 맡지 마."
그러고는 밖으로 나갔다. 남서희는 무의식적으로 주아린이 있는 곳을 보았고 주아린이 나가는지 살폈다. 한참 지나서도 주아린이 일어나지 않자 남서희는 그제야 안심했다.
허진우는 조용한 곳을 찾아 담배를 피웠다. 저녁의 바람은 아주 차가웠고 온도도 낮았는데 그는 셔츠만 입었기에 아주 추워보였다. 라이트를 한참 켰지만 켜지지 않아 그는 조금 짜증이 났고 돌아가서 호텔 웨이터한테 라이터를 요구했다.
담배를 절반 피우고는 그는 주아린한테 전화를 걸었다. 전화가 한참 울려서야 겨우 전화를 받았고 소리가 나른하고 아주 예의 있었다.
"무슨 일이야?"
그는 정말 오랜만에 그녀의 나른한 목소리를 들어보는 것 같았다.
"주한기가 까준 새우 맛있었어?"
주아린은 할 말을 잃었다.
수화기 너머에서 아무 소리도 없이 조용하자 그는 또 한 모금 가득 빨고는 서서히 연기를 내뿜었다.
"난 왜 네가 새우를 좋아하는지 몰랐지?"
"나 계속 좋아했어, 까기 싫어서 그런 거지, 누가 까주면 먹어, 안 돼?"
그녀의 목소리는 더는 나른하지 않았고 심지어는 짜증이 섞인 것 같았다.
"그럼 내가 까면?"
"계속 이럴 거야?"
"응."
주아린은 소리를 깔고 귀띔했다.
"네 약혼녀도 있어, 조심해."
"나와."
주아린은 말문이 막혔다.
"내가 아까 어디로 가는 걸 봤어? 나와, 할 말 있어."
"너랑 더는 할 말 없어."
주아린은 그의 말에 단호하게 거절했다.
"나도 체면이란 게 있어, 우린 이미 아무 사이도 아니라고..."
허진우는 그녀의 말을 끊어버렸다.
"주아린, 내가 들어가서 끌고 나와줘?"
"허진우."
그녀는 그의 이름을 세게 불렀다.
"정말 이럴 거야?"
"응, 너희가 그렇게 다정한 걸 보니까 질투 났어. 이 이유면 돼? 1분 줄게, 안 나오면 내가 이 담배 피우고 들어갈 거야."
그는 도리를 따지지 않았다.
1분이 카운터 되고 있었고 10초가 남았을 때 주아린이 나왔다.
바로 옆에 쓰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