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장
주한기는 잠시 후 다시 말을 이었다.
“주아린 씨 걱정이 돼서 그래요.”
허진우가 옆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는 부담감 하나 없이 그녀를 걱정해 주고 있었다.
허나 그의 말을 듣고 있던 허진우는 별다른 표정 변화는 없었으나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고 있었다.
“둘이 천천히 얘기해. 담배 피우고 올게.”
그 말만 남긴 채 허진우는 자리를 떠났고 주한기는 주아린을 바라보고 있었다.
주한기가 뭐라 말하기도 전에 주아린이 먼저 입을 열었다.
“주한기 씨, 저는 주한기 씨를 고객 그 이상이로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그러니까 이 정도로 절 걱정해 줄 필요도 없고요.”
주한기는 부드러운 미소를 띠었다.
“제가 주아린 씨를 친구로 여겨서 부담스러운 건가요?”
주아린은 한숨을 내쉬었다.
“주한기 씨, 솔직하게 말씀드릴게요. 저는 허진우 씨와 이혼한 사이예요. 허진우 씨가 제 전남편이라는 뜻이에요.”
주한기는 그다지 놀란 표정이 아니었다.
사실 전날 허진우가 하는 말을 들었을 때부터 어느 정도 짐작했던 바였으니 말이다.
“알아요.”
“안다고요?”
“네, 알아요. 저한테는 그런 것보다 현재 주아린 씨가 싱글이라는 게 더 중요해요. 주아린 씨가 남친이 없는 이상 저도 주아린 씨한테 구애할 권리는 있는 거 아닌가요? 다만 주아린 씨한테 부담감을 안겨줄 생각은 없어요. 그냥 지금은 친구로 지내자는 거예요.”
주한기의 솔직한 말들로 인해 그녀는 처음 허진우를 알고 지냈던 지난날들이 떠오르게 되었다.
더군다나 두 사람은 친척 관계인데 그녀는 이 두 사람을 독립적인 개체로 여길 수가 없었다.
“임신을 한 몸으로 그 누구와 연애할 생각 없어요.”
“주한기 씨, 저희 친구로도 지내지 말아요. 주한기 씨 주문은 제가 취소하도록 할게요. 죄송해요. 위약감은 계좌로 이체해 드릴게요.”
모든 가능성을 차단하는 그녀의 말은 추후 그 어떠한 경우에라도 다시 만나지 말자는 의미였다.
주한기가 답했다.
“그건 제가 받아들일 수 없을 것 같네요.”
주아린은 고개를 돌렸다.
“죄송해요. 지금은 더할 얘기가 없네요.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