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장
겨우 정주만을 보낸 주아린은 머리가 다 아파와 관자놀이를 꾹꾹 눌렀다.
“언니, 좀 어때요?”
주아린은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 놀랐지?”
“아니요, 저 괜찮아요.”
하지만 조미연은 그래도 조금 놀란 상태였다.
“언니, 정말로 언니 아버지예요? 근데 왜 무슨 원수 대하듯이….”
확실히 원수가 맞기는 했다.
주아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죄송해요, 언니. 고의가 아니라, 제가 헛소리를….”
“화난 거 아니니까 긴장할 것 없어. 게다가 네 말이 맞는걸. 사실이잖아.”
그녀와 주정만한은 좋게 좋게 대화를 하는 법이 없었다. 그녀는 주정만을 미워했고 주정만도 다를 바 없었다.
그리고 조미연이 막 다시 말을 이으려는데 주아린의 얼굴이 하얗게 질리더니 힘겹게 말했다.
“차 좀 불러줘. 병원 가게.”
아랫배가 이상해 병원에 가야 했다.
조미연은 감히 지체하지 못하고 서둘러 차를 불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주아린은 기절한 뒤 의식을 잃어 어떻게 병원에 온 건지도 기억하지 못했다. 그녀가 깨어났을 땐 이미 병원이었고 이곳에 나타나지 말아야 할 사람이 곁에 있었다. 바로 허진우였다.
허진우는 침대 옆에 앉아 그녀를 쳐다봤다. 그녀의 착각인 건지 눈빛이 복잡해 보이는 데다 조금 걱정하는 것 같기도 했다.
병실에 다른 사람은 없었다. 주아린이 손등에는 링거를 꽂은 채 버둥대며 일어나려고 하자 허진우가 얼른 그녀의 어깨를 잡았다.
“움직이지 마.”
갑작스러운 신체 접촉에 주아린은 미간을 찌푸렸다.
“왜 여기에 있는 거야?”
“병원에서 연락이 왔어. 당신 쓰러졌다고.”
주아린은 더 따지지도 못했다.
“미안, 폐를 끼쳤네.”
그 말에 허진우의 표정이 미묘해지기 시작했다. 그녀를 한참 동안 뚫어지게 쳐다봤다. 그런 기의 시선에 주아린은 점점 불안해져 입술이 다 바싹바싹 말랐다. 그녀가 입을 열기도 전에 허진우의 더 가라앉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왜 알려주지 않았어?”
주아린은 모른 척했다.
“무슨 말 하는지 모르겠는데.”
허진우의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눈빛에 냉기가 서렷다.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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