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장
“언제 결혼햇는데? 누구한테 사기당한 거 아니야? 그 남자 누구야, 내가 한 번 봐야겠어.”
주정만은 버럭 화를 냈다. 마치 진심으로 딸을 아끼는 아버지 같았다. 예전이었다면 주아린도 마음이 흔들렸을 수는 있겠지만 지금, 그녀는 감동을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되레 우습기만 했다.
주정만이 말을 마치자 주아린은 그제야 냉담하게 대답했다.
“그건 제 일이에요, 아버지랑은 상관없어요.”
주정만 쪽에서 조용해졌다. 한참이 지나서야 다시 입을 열었다.
“그래도 너도 내 딸인데, 내 딸을 누가 괴롭혔다는 이야기를 누가 알기라도 하면 내가 얼굴을 어떻게 들고 다니라는 거냐?”
그가 신경을 쓰는 건 끝까지 자신의 체면밖에 없었다. 딸이 결혼을 하고 이혼을 한 것을 아버지로서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걸 친척들이 알게 된다면 얼마나 비웃을지 몰랐다.
“그 남자 도대체 누구야. 예물이랑 혼수도 안 주고 부모도 안 만나고 너랑 결혼을 한다는 건 나는 안중에도 없었던 것이냐?”
잔뜩 흥분한 그에 비해 주아린은 몹시 평온했다.
“결혼은 제 일이에요. 게다가 이미 이혼까지 했고 깔끔하게 정리했어요. 아버지와은 상관없으니까 그런 의미 없는 말은 하지 마세요. 전 그저 귀띔한 것뿐이에요.”
주정만이 씩씩대며 전화를 끊었지만 주아린의 심정에는 조금의 영향도 없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그 동생이 먼저 그녀의 연락처를 추가했다. 번호는 아마도 주정만이 준 듯 했다. 그것을 확인한 주아린은 휴대폰을 옆에 둔 뒤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러다 하던 일을 끝내고 휴대폰을 보자 그제서야 주연의 메시지를 확인했다.
[언니, 저 주연서예요. 실례할게요, 아버지께서 말씀드렸죠? 앞으로 잘 부탁드릴게요. 전 언니랑 잘 지내고 싶어요.]
주연서는 주정만이 재혼한 뒤에 낳은 딸로 주아린보다 대여섯 살 더 어렸다. 주정만에게는 아들도 있는데 아직 고등학생이었다. 이 주연서를 주아린은 만나 본 적이 없었고 주연서와 접점을 만들고 싶지 않아 답장을 하지 않은 채 그대로 무시했다.
그녀가 답장을 하지 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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