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7장
온채원은 박태성의 생각 따위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손을 뻗어 만져보니 정말 뜨거웠다.
이대로 계속하다가는 박태성이 열이 나서 잘못될까 봐 두려워 불안한 마음에 재촉했다.
“안수호 씨, 빨리 좀 가주세요.”
안수호는 백미러로 뒷좌석을 보며 의아하게 물었다.
“도련님 어디 아프세요?”
다른 사람들은 박태성의 성격을 알기에 박태성이 아픈 걸 알면서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안수호는 철없는 장난꾸러기였다.
온채원은 그제야 안수호가 박태성의 곁에 있기 싫어하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계속 그의 곁에 있다간 언젠가 정말 맞아 죽을 것 같았다.
이때도 박태성이 화를 내지 않는 것을 보고 그녀가 무심하게 대답했다.
“네, 열이 좀 나서요. 빨리 가주세요.”
안수호는 순순히 액셀을 밟았고 차는 날듯이 달렸다.
온채원은 이따금 박태성의 이마를 만졌다.
그렇게 체온을 확인하는 것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온채원은 어쩔 수 없었다.
온채원은 박태성이 열이 너무 심해 반항할 힘조차 없어서 그녀가 이마를 만지는 걸 막지 않는다고 생각했고 박태성은 그녀가 자신을 걱정하는 건가 싶었다.
이 꼬맹이가 연기를 하지 못하니 진심으로 그를 걱정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왜?’
둘은 매번 불쾌한 상황만 생기는데.
‘왜 진심으로 날 걱정하는 거지?’
남들 눈에 고고하고 알 수 없는 박태성이 지금 이 순간 이렇듯 사소한 문제를 생각하고 있다는 건 아무도 모를 것이다.
이 냉혈하고 무정한 악마가 누군가의 사소한 관심에 기뻐서 펄쩍 뛸 줄이야.
무엇보다 박태성은 이 사소한 관심에 아무런 이득이나 의도가 없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그는 문득 온채원과의 결혼이 나쁘지 않다고 느꼈다.
결혼은 성가신 것이고 혼자 있는 게 제일 안전하다고 생각해 외로운 늑대처럼 영역에 발을 들여놓는 것들은 모두 물어뜯어 버렸는데 무해한 사슴 한 마리가 나타날 줄이야.
시끄럽게 떠들긴 해도... 거슬리지는 않았다.
고열에 시달린 박태성은 정신이 흐릿한 채 옆에 있는 온채원에게 무의식적으로 점점 더 가까이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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