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9장

온채원은 몇 초 동안 멍하니 있다가 갑자기 벌떡 일어섰다. 목소리도 어딘가 어색해졌다. “깼어요? 제가 아침 준비할게요.” 말을 마치자마자 그녀는 빠르게 방을 나갔다. 박태성은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온채원은 원래 웬만한 상황에서는 기분 나빠하지 않았고 그가 어떻게 괴롭혀도 항상 환한 미소로 인사하곤 했다. 박태성은 온채원이 어떻게 행동하든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그에게 필요한 건 단지 그녀가 주는 그 ‘잠들게 하는’ 기운뿐이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지금 온채원은 분명 그를 피하고 있었고 더 이상 미소를 짓지 않았다. 박태성은 왠지 모르게 짜증이 났다. ‘연회에 대해서는 아직 손도 안 썼는데 먼저 이렇게 투덜거리는 거야?’ 온채원은 사실 화난 게 아니었다. 그녀는 자신을 도와준 사람에게 화를 잘 내지 못했다. 다만 박태성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를 뿐이었다. 많은 일들이 혼란스러웠고 그녀는 도저히 답을 찾을 수 없었다. 그 후 이틀 동안 두 사람 사이에는 침묵이 흘렀다. 예전에는 온채원이 끊임없이 떠들곤 했지만 지금은 그녀가 조용해지니 작은 건물 전체가 고요해진 듯했다. 박태성은 바빴다. 매일 아침 일찍 나가고 늦게 귀가했다. 사실 박태성이 바쁜 이유는 박민철이 그에 대한 지원을 철회했기 때문이었다. 박씨 가문은 크고 야망을 품은 사람들이 많았다. 원래는 박민철이 전폭적으로 박태성을 지원해주었기에 그가 가문을 단단히 통제할 수 있었지만 이제 박민철이 손을 뗀 상황이었다. 그로 인해 야심을 품은 사람들이 기회를 엿보기 시작하면서 일이 많이 생겼다. 박태성은 박민철이 왜 그렇게 하는지 알고 있었다. 그건 온채원 때문이었다. 대체 온채원이 박민철에게 무슨 말을 했길래 그를 이토록 사로잡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는 절대 위협당하지 않았다. 결혼식 때 이미 박태성은 박민철에게 이게 마지막이라고 말했다. 박민철이 계속 강요한다면 박태성은 결코 물러서지 않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온채원은 아무것도 모른 채 그저 성실하게 박태성을 돌보았다. 박태성이 회사에 가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