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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장

도민지는 수년간 침착하게 행동해 왔다. 그 이유는 박태성 곁에 다른 여자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갑자기 온채원이 나타났고 오늘 아침 식탁에서의 그 화목한 장면은 도민지의 이성을 잃게 했다. 그녀는 울부짖으며 날카로운 목소리로 박태성을 향해 비난을 쏟아냈다. 온채원은 식사를 멈추고 고개를 들어 박태성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맑은 눈으로 박태성을 바라보고 있었다. ‘한 달도 되지 않은 인연이 수십 년간의 감정을 이길 수 있을까?’ 온채원은 그렇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이들은 자신을 계속해서 가정부라고 부르고 있었고 박태성은 그에 대해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대체 과연 누가 더 중요하다고 말할지 모두가 박태성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좌우를 번갈아 보는 육재하는 머리가 지끈거리는 듯했다. ‘이게 무슨 상황이지...’ “두 사람은 달라.” 박태성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하지만 도민지는 그 대답에 만족하지 않았는지 눈물을 흘리며 애원했다. “태성아, 나 여기 살지 않아도 돼. 그러니까 저 가정부도 쫓아내 줘! 제발 내보내란 말이야!” 육재하는 속으로 깜짝 놀랐다. ‘형이 겨우 데려온 사람을 어떻게 다시 내쫓겠어...’ 심지어 도민지라 할지라도 이런 문제로 박태성의 심기를 건드리면 안 된다는 걸 몰라서는 안 됐다. 아니나 다를까 눈빛이 점점 차가워지더니 박태성은 냉정하게 도민지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건 네가 신경 쓸 일이 아니야. 내 인내심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거 너도 알잖아.” 박태성의 목소리에는 짜증이 가득했다. 그가 짜증을 낼 때는 누구도 예외가 없었다. 도민지는 그 차가운 눈빛에 자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깨닫고 얼굴이 창백해졌다. 갑자기 그녀는 기침을 하며 말을 더듬었다. “콜록... 미안해. 태성아... 콜록... 너무 걱정돼서 그랬어... 콜록...” 도민지의 기침은 마치 숨이 끊어질 것처럼 심각해 보였다. 그리고 박태성은 그런 그녀를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정훈이가 너 아프다던데 병원에는 가봤어? 왜 이렇게 심하게 기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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