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장
박태성은 그와 함께 지내는 동안 온채원이 모든 돈을 지불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두 사람은 함께 쇼핑몰에 갔다.
박태성은 카리스마 넘치는 회장님 포스로 사람들의 눈길을 끓었다.
반면 온채원은 낡은 고등학교 교복을 입었는데, 워낙 동안이라 귀여운 학생처럼 보였다.
그런 두 사람이 같이 서 있으니 돈 많은 아저씨가 순진한 학생을 꼬신 거나 다름없었다.
사람들은 저마다 아니꼬운 시선으로 쳐다봤는데, 정작 당사자 두 명은 아무렇지도 않았다.
박태성은 신경조차 쓰지 않았고 온채원은 손해 될 게 없으니 대수롭지 않았다.
다만 온채원은 요즘따라 부쩍 이상해진 박태성을 힐끔힐끔 쳐다봤다.
평소라면 같이 장 보는 건 꿈도 못 꾸는 일인데 순순히 따라온 게 믿기지 않았다.
혐오의 눈빛으로 쳐다보며 괴롭히지 못해 안달 나던 사람이 갑자기 온화해졌으니 신기하기도 했다.
이런 박태성이라면 온채원도 잘 지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 볼 때 박태성은 카트를 끌었고 온채원은 편히 음식을 골랐다.
영락없는 신혼부부의 모습이다.
온채원은 신선한 야채와 고기 외에도 비싼 식재료를 많이 담았다.
카트에 뭔가를 하나씩 넣을 때마다 하늘을 찌르는 성주의 물가에 다시 한번 혀를 내둘렀다.
대충 계산해 보니 20만 원 안 되는 금액이다.
온채원은 오로지 박민철을 생각하며 이를 악물고 비싼 랍스터를 집어 들었다.
뒤에서 모든 걸 지켜보던 박태성의 눈에는 비아냥거림이 어렸다.
‘며칠 전에는 계란 하나 사는 것조차 망설이던 사람이 오늘은 일부러 비싼 것만 고르네.’
‘멍청한 거야 아니면 멍청한척하는 거야? 내가 눈치 못 챌 거라고 생각한 건가? 하여튼 한심하네.’
장을 본 후 두 사람은 계산대에 줄을 섰다.
영수증에 찍힌 금액은 19만 원.
박태성이 계산하려던 그때 온채원이 지갑을 꺼내더니 망설임 없이 현금 20만 원을 건넸다.
한 번에 이렇게 많은 돈을 지불하는 게 이번이 처음이었지만 주저하지 않았다.
박태성은 순간 얼어붙었다.
그와 함께 있으면서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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