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장
곧이어 박태성은 얕은 잠에 빠져 몽롱한 기분이 들었다.
어둡고 스산함이 감도는 꿈속에서 가냘픈 고양이를 움켜쥔 사람들이 보였다.
“자, 무릎 꿇고 빌어봐. 여기까지 기어 오면 우리가 놓아줄게.”
“어머, 어떡하지? 그럴 의도는 아니었는데 죽어버렸네?”
박태성은 무릎 꿇기 직전이었다.
순간 화면은 교통사고 현장으로 바뀌었다.
박태성은 두 다리가 부러진 남자를 내려다보며 태연하게 말했다.
“페달을 세게 밟았는데 왜 안 죽었지?”
붉은 피와 비릿한 악취가 조금씩 박태성을 물들였다.
그 시각 병실에 앉아 있던 여자는 눈앞의 잘생긴 사람이 악몽을 꾸는 듯 불안한 모습을 보이자 잠시 머뭇거리다가 그에게 다가갔다.
순간 꼼짝하면 안 된다는 육재하의 말이 떠올라 그저 묵묵히 잠이든 남자를 바라봤다.
‘이 사람이 내 남자가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럼 더 이상 억울하고 비참한 나날을 보내지 않아도 될 텐데...’
어쩌면 인생이 바뀔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여자는 한 발 더 가까이 걸어갔다.
이때 박태성이 눈을 번쩍 떴다.
빨갛게 충혈된 두 눈으로 험악함을 내뿜으며 단번에 여자의 목을 졸랐다.
마치 악마라도 빙의된 듯 이성을 잃었고 숨 막히는 질식감에 여자는 있는 힘껏 발버둥 쳤다.
모니터로 상황을 지켜보던 육재하는 이 장면을 보고 급히 달려와 박태성의 머리에 냉수를 쏟은 후 여자에게 응급처치를 했다.
한참이 지나서야 눈을 뜬 여자는 겁에 질린 표정이었다.
그러자 육재하는 또다시 부드러운 목소리로 안심시켰다.
“괜찮아요? 제가 움직이지 말라고 얘기했었잖아요. 됐어요, 이만 가봐요. 계좌로 2천만 원 보낼 테니까 오늘 있었던 일은 기억 속에서 지워버리는 게 좋을 거예요.”
여자는 도망치듯 비틀거리며 자리를 떴다.
박태성은 방금 사람을 목 졸라 죽일뻔한 두 손을 바라보며 온채원에게도 똑같이 행동했던 과거의 모습이 생각났다. 다만 그때는 죽이는 게 아니라 맞아서 죽을뻔했다.
이유는 모르겠으나 유독 온채원에게서 남들과 다른 뭔가가 느껴졌다.
잠깐 정신이 팔린 걸 깨달은 박태성은 곧바로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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