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3장
“아버님, 토요일은 어떠세요?”
“토요일에 회의가 있는데...”
“그건 제가 잘 조정해 볼게요.”
서강호가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강현석은 다시 한번 서강호를 노려봤지만 더는 말문이 막힌 듯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저도 함께 갈게요.”
저녁 식사를 마친 뒤, 송연아는 위층으로 올라가려던 강현석을 불러 함께 산책하자고 했다. 서강호도 같이 나가고 싶어 했지만 강현석이 외쳤다.
“네가 같이 가면 난 안 갈 거다.”
서강호는 콧방귀를 뀌었다.
“저도 원래는 안 가고 싶었는데요, 연아 씨 혼자 내보내기 싫어서 억지로 가려고 했던 거예요.”
강씨 가문 저택은 넓어서 숲이랑 잔디밭도 있어 산책하기에 제법 좋았다.
처음엔 송연아가 조금 긴장했는데 강현석이 더 어색해하는 기색을 보여서 오히려 마음이 가벼워졌다.
“아버님은 몇 살 때부터 가업을 물려받으신 건가요?”
송연아가 자연스레 화제를 꺼냈다.
강현석은 옛 시절을 떠올린 듯 잠시 멍하니 있다가 대답했다.
“대학교 졸업하자마자였지. 원래는 해외로 나갈 생각이었는데 강호 할아버지가 갑자기 편찮으셔서 내가 회사에 들어갈 수밖에 없었어.”
“강호 씨 큰아버지도 계시지 않나요?”
송연아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아유, 강호가 설명 제대로 안 했구먼. 그 사람은 우리 삼촌 댁 자식이고, 영세 그룹은 내 아버지가 세운 거야.”
송연아는 사실 잘 몰랐다. 처음에는 서강호 쪽 할아버지가 둘 다 같은 형제인 줄만 알았는데 실제로는 당숙 관계였던 모양이다.
“회사 들어간 지 얼마 안 돼 강호 할아버지가 돌아가셨고, 그때부터 내가 빈자리를 메워야 했어. 문제들이 죄다 한꺼번에 터져서 꽤 위험했지.”
“그때 정말 힘드셨겠어요.”
송연아는 강현석을 바라보며 진심 어린 표정을 지었다.
강현석은 고개를 끄덕이며 한숨을 내쉬었다.
“힘들었지. 솔직히 영세 그룹이 한 번 망할 뻔했다니까. 중요한 프로젝트 하나를 내가 따냈는데, 그게 결정적 계기가 돼서 간신히 살렸어.”
그는 그 시절 얼마나 위기가 심각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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