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2장

“기억나는 거 같기도 하네. 기사에서 서유진 선생님의 아들이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고 했던 것 같아... 당시 약혼녀도 함께 타고 있었다고 했었는데...” 송연아는 잠시 멍해졌다. 그녀는 서유진에게 그런 가슴 아픈 과거가 있었다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 그녀는 서유진의 팬이었지만, 사생활에 대해 깊게 알아보지는 않았기에 전혀 몰랐던 사실이었다. 그때 주방에서 요리사가 급히 뛰쳐나와 말했다. “선생님, 좀 도와주세요! 갓 나온 요리인데, 저쪽 룸에 좀 가져다주실 수 있을까요? 오늘 쉬는 날이라 사람도 없고 저 혼자라 너무 바빠서 숨넘어갈 지경이에요.” 그는 말이 끝나기 무섭게 다시 주방으로 뛰어 들어갔다. “제가 가져다드릴게.” 육현아가 나서려 하자, 송연아가 그녀를 부축하며 말했다. “현아야, 술기운이 오른 것 같으니 내가 할게.” “대신 이정호와 시비가 붙거나 하진 마. 걔 머리통에 갖다 엎어버려서도 안 되고...” 육현아가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 자식은 그냥 모르는 사람이라고 생각할게.” 송연아는 음식을 들고 객실로 향했다. 문 앞에 다다랐을 때, 안에서 들리는 웃음소리와 떠들썩한 대화 소리가 귀에 들어왔다. 문을 열고 들어서려던 그녀는 안에 앉아 있는 서강호를 보고 순간 멈춰 섰다. 그는 의자에 기대어 담배를 피우고 있었고 그녀를 보자마자 자세를 바로잡으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그가 말을 꺼내기 전에 이정호가 먼저 입을 열었다. “누가 그러더라? 우리 학교 여학생들이 전부 너 좋아했었다고? 헛소리하지 마. 나 좋아하는 애들도 많았거든.” 이정호는 서강호를 보며 비웃듯 웃었다. 그러더니 송연아를 가리키며 말했다. “저 여자도 날 좋아했어. 죽고 못 살 정도로. 내가 안 받아줬어도 여덟 해 동안 날 따라다녔다니까.” 농담처럼 흘러가던 분위기는 그의 말에 순식간에 싸늘해졌다. 허기태와 임지헌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정호야, 네가 곧 결혼할 사람이라는 걸 잊지 마.” 허기태가 조용히 그를 타일렀다. 그러나 이정호는 멈추지 않았다. “맞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