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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장

뻔뻔스럽게도 천하무적이다. 나를 향해 걸어오는 주수연을 보며 순간 머릿속에 한마디의 말이 스쳐 지나갔다. 내연녀인 사람들에게 도덕윤리가 있으면 정실부인을 보면 피한다. 하지만 요즘 세상 풍조가 날로 나빠지고 있으니 사람도 점점 뻔뻔해진다. 자기가 잘났고 승리했다는 것을 증명해야 했다. “나은 씨, 이런 우연이 있네요. 밥 먹으러 왔나 보네요.” 주수연이 말은 내게 건넸지만 시선은 옆에 있는 진형우를 바라보았다. 사실 방금 다가오면서 눈빛은 한시도 진형우를 떠나지 않았다. 이 남자가 얼마나 매력적인지 나는 설명하고 싶지 않다. 진형우를 한 번 보고 그냥 지나치는 사람은 없다. 집주인 어르신이 가장 좋은 증거이다. “네, 맞아요. 구경하러 왔겠어요?” 나는 좋은 말투로 대답하지 않았다. 따지려는 것이 아니라 그녀의 천한 모습이 보기 싫다. 내연녀인 주제에 본인이 뭐라도 된 듯한 모습이 너무 싫다. 만약 강지훈이 마음에 들어 그와 함께 있고 싶다고 거리낌 없이 말했다면 나는 기꺼이 인정했을 것이다. 하지만 주수연은 일부러 나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렸다. 그녀가 자초한 것이다. 역시 나의 듣기 싫은 말에 그녀의 얼굴에 순간 억울함과 난감함이 드러났다. 지금 강지훈이 없다. 이런 모습은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일까? 혹시 진형우? 누구나 나르시시즘적 성향이 있고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예쁘고 매력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주수연 이런 사람은 속으로 본인이 아주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특히 지금은 남편이 없다. 남자가 부족해서 좋은 남자를 찾는 것이 시급하다. 하지만 지금 강지훈이 있지 않은가? 왜 아직도 마음을 잡지 못하고 더 좋은 남자를 보면 꼬시려 하는 것일까? 아니면 이 여자는 내 주변 남자에게 관심이 있는 것일까? 비록 나는 진형우와 아무 사이도 아니지만 나는 주수연이 진형우를 보며 이상한 상상을 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주수연의 모습을 본 나는 조롱하듯 말했다. “주수연 씨, 여기 음식이 임산부에게 맞아서 온 거죠? 이곳의 음식 맛이 확실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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