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0장

너무 어색하다! 윤서아 대신 내가 더 민망했다. 그녀도 당연히 어색해했지만 감정 컨트롤을 할 줄 알았다. 히히 웃으며 한마디 했다. “알겠어요. 진형우 씨, 그럼 부탁드릴게요.” 윤서아는 내 가방을 내려놓고 재빠른 걸음으로 다가왔다. 나를 잡아당기며 말했다. “진형우 씨, 갱년기가 또 시작했나 봐요. 오늘따라 성격이 좀 이상한 것 같아요.”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윤서아의 말은 진형우가 성질을 부린다는 뜻이었지만 나는 오히려... 진형우가 나를 힘들게 하지 않기 위해 윤서아더러 본인 식사를 직접 가지러 가라고 한 것 같았다. 진짜로 나에게 마음이 있어서? 이 생각에 다시 한번 흥분되었다. 점점 더 나르시시즘과 자뻑이 심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좀 이따 우리 따로 앉자.” 먹을 음식을 다 집은 후, 어젯밤 진형우의 방에서 잤던 일이 떠올랐다. 생각하면 할수록 도저히 그를 마주할 자신이 없어 윤서아에게 제안했다. “왜 따로 앉아요? 같이 앉으면 안 돼요? 오늘 일정도 얘기해보면 좋잖아요.” 윤서아가 일을 핑계로 대며 대꾸할 수 없게 만들었다. 그래서 나도 일부러 그녀의 속셈을 까밝혔다. “너도 너의 남자가 얼마나 많이 먹는지 보고 싶어서 그런 거 아니야?” “언니, 점점 더 나를 잘 아는 것 같아요!” 윤서아는 정말 천박한 모습으로 말했다. 진형우와 한 테이블에 앉는 것을 거절할 수 없다는 걸 알고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윤서아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면 분명 또 추측할 것이다. 이 계집애는 두뇌 회로가 기발할 뿐만 아니라 매우 똑똑한 편이다. 그런데 그릇을 내려놓고 앉았는데 누군가가 다가왔다. “서아야, 네가 왜 여기에 있어?” 예쁜 아가씨가 아침 식사 그릇을 손에 들고 있었다. 윤서아는 얼른 자리에서 일어났다. 얼굴에 기쁨이 가득했다. “반장님, 왜 여기 계세요?” “출장 왔어. 오랜만에 만나서 같이 먹을래?” 그 여자가 윤서아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윤서아는 내가 아닌 진형우를 힐끗 바라보더니 다시 나를 쳐다보고는 말했다. “좋아요. 좋아요.” 승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