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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장

서현우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놀이터로 걸어갔다. 나도 바싹 따라갔다. “왜 단톡에서 나간 거야?” 서현우가 걸으면서 물었다. “너의 친구들 톡방이잖아. 나는 있어도 어차피 말도 몇 마디 하지 않을 것인데. 게다가 내가 있으면 남자들이 생각 없이 내뱉는 말들도 고민하고 해야 하니까.” 나는 사실대로 말했다. 이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다. 나중에 강지훈이 그들에게 주의를 주어서야 괜찮아졌다. 그때 강지훈이 말했다. “다들 조심해. 내 와이프가 단톡에 있어.” 와이프라는 단어를 여러 번 보며 그때는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행복했다. “생각은 깊네.” 서현우의 말이 잠깐 흐트러진 내 생각을 다시 바로잡았다. 내가 아무 말을 하지 않자 서현우는 한 인라인 앞에 멈춰 서서 물었다. “타도돼?” “얼마든지!” 그 말에 서현우는 정말 올라타고는 돌기 시작했다. “와, 재미있네.” 서현우는 세 살배기 아이 같았다. 그의 노는 모습에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서현우는 두 바퀴를 돈 후 물었다. “강지훈이 정말 필요 없어?” 나는 옆에 있는 기둥에 기대며 말했다. “나 결벽증이 있잖아. 기억 안 나?” 서현우는 한 바퀴를 돌고 나서 입을 열었다. “이렇게 놔주는 게 다른 사람 위하는 것 같지 않아?” “내가 대범한 사람이니까.” 내 말에 서현우는 피식 웃었다. 정지 버튼을 누르더니 한마디 했다. “어제 단톡방에서 나가고 다들 무슨 얘기 했는지 알아?” “알고 싶지 않아.” 나는 솔직하게 말했다. 그런데 서현우가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네가 이렇게 쉽게 놔주는 이유가 지훈이를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어.” 나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어쩌면.” “지훈이가 단톡에서 뭐라고 대답했는지 알아?” 서현우는 여유 있는 얼굴로 나를 쳐다봤다. 나는 2초 동안 생각하고 대답했다. “단톡방을 나갔겠지.” 서현우는 나에게 엄지 척을 내보이며 말했다. “이런 거 보면 두 사람이 정말 잘 어울린다니까.” “지금 그 사람에게 빨간 장미가 더 잘 어울려.” 말하자마자 윤서아가 달려왔다. “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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