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9장

“아니, 우리 둘이 묵을 거야. 조명을 튜닝하면서 효과를 살펴야 하는데 저녁 시간이 가장 적합하잖아. 그러니까 밤샘하거나 한밤중에 일어나서 움직여야 하는데 집에 갔다 오기 불편해.” 나는 설명을 해주었다. 윤서아는 나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렸다. “역시 언니는 생각이 깊어요.” “혹시라도 남자 친구가 있는 거면 미리 말해 놔. 당분간 너희들의 연애할 시간을 뺏어야 할 것 같거든.” 나는 그녀에게 귀띔을 해주었다. “괜찮아요. 마침 시험해 보는 거죠.” 윤서아는 얼굴에 웃음이 가득했다. 그건 행복하고 달콤한 웃음이었다. “그럼 일하러 가 봐.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서는 문제점들을 자세하게 찾아내야 돼. 그래야 그쪽에서도 그 문제들에 대응해 해결책을 내놓을 거 아니야.” 나는 지시를 내렸다. 윤서아는 고개를 끄덕거리며 설계도를 꺼냈다. “제가 A 구역 D 구역과 F 구역을 담당할게요.” “나머지는 내가 책임질게.” 내가 상사이긴 해도 이러한 상황에는 직접 나서서 살필 수밖에 없었다. 다음날이 되자 우리는 시공 측에서 보내온 두 담당자를 맞이하고 있었다. 한 분은 성이 호씨였고 다른 한 분은 성이 오씨였다. 오후에는 조명 제조업체의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다. 한 분은 성이 장씨였고 다른 한 분은 성이 여씨였다. 우리는 함께 모여 찾아낸 문제점들에 대해 토론을 하고 나서 현장 조사를 진행한 결과 다들 일치한 결론을 내놓았다. 조명 품질하고 시공 과정에도 별다른 문제가 없었으니 조명 조정에 차질이 생겼다는 것이었다. 계약서에 따르면 조명 공급 업체에서 조명을 조절해야 되는 거라 성이 여씨인 책임자는 즉시 회사에 연락을 해 보더니 나한테 답을 주었다. “저희 쪽에서 조명을 조정할 기사님을 두 분 보내오겠대요. 내일 오후에 도착할 수 있대요.” 나는 마음이 급해졌다. “더 빨리는 안 될까요?” 아직 한 달의 시간이 있고 문제점도 찾은 건 맞지만 한 곳의 조명을 여러 번이나 조정을 해야 되는 세심한 작업에다 이 놀이공원의 조명만 수만 개에 달하니 시간을 재촉하지 않으면 절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