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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장

“바보, 너한테는 이 오빠가 있잖아.” 강시준은 내 머리를 쓰담거리며 가볍게 토닥토닥하더니 나를 놓아주었다. 운 적이 없었던 나는 그 순간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나 혼자의 힘으로 멈출 수 있는 눈물이 아니었다. 이대로 눈물을 흘리게 되면 내 스스로의 마음을 배신하는 거라 여기고 필사적으로 삼키려 했으나 내 뜻대로 되지가 않았고 내가 원하는 바와 다르게 눈물을 펑펑 흘러내렸다. 비참한 나의 모습을 그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아 나는 고개를 돌렸다. 강시준은 큰 손으로 다시 내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었다. “내 앞에서 우는 게 뭐가 쪽팔려? 벌써 잊은 거야?” 전에도 그는 그 말을 했었는데 오늘날에도 똑같은 말을 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 이 상황은 내가 마지막 자존심을 쥐어뜯는 것과 다를 바가 없으니 나는 빠르게 눈물을 훔치고 있었다. 그도 그런 내 마음을 알아차린 것인지 캐리어를 손에 들었다. “차에 갖다 놓을게.” 그는 밖으로 나갔고 나는 얼굴을 감싸고 있었다. 눈앞이 안 보일 정도로 눈물이 흘러내렸다. 아래층으로 내려갔을 때는 미연 이모하고 석진 삼촌은 여전히 부엌에서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아들이 돌아온 기쁨으로 이 며느리를 잃은 안타까움을 넘어선 것이다. 그들에게 빨개진 눈을 보여주기 싫기도 하고 그들이 만류하는 걸 보고 싶지 않은 나는 인사를 건네지 않았다. 강시준은 차 앞에서 나를 기다리며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 한 곳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었다. 내가 걸어오자 그는 얼굴에 옅은 미소를 지었다. “데려다줄까?” 나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겨우 웃음을 보였다. “4년이나 해외에 있었었잖아. 여기가 바뀐 게 얼만데 길을 잃을 수 있어.” 강시준은 입꼬리를 약간 움직였다. “그래?” 그에게 붉어진 눈가를 보여주고 싶지 않아 나는 고개를 숙여 발끝을 보고 있었다. “이만 가볼게. 나중에 시간 되면 오빠한테 한턱 쏠게.” 강지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차에 오른 내가 시동을 걸 때 그가 차창에 손을 올렸다. “어디에서 살고 있는지 알려줄 수 있어?” 나는 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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