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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장

당구장. 강지훈은 한 타 내려갔더니 허탕을 치고 말았다. 옆에 있던 서현우는 고개를 가볍게 흔들며 당구채를 닦고 있었다. “나은이가 아직도 답장을 하지 않은 거야? 연락이 없어?” 강지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서현우는 테이블 각도가 가장 어색한 샷을 겨냥해 공을 쳤더니 펑하는 소리와 함게 아름다운 곡선을 그리며 홀 안으로 들어갔다. “이상하네. 네가 전에 모질게 말했었던 때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었는데 이번에는 뭐 때문에 이렇게 고집을 부리는 거래?” 서현우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강지훈은 한나은이 여기로 와서 당구를 쳤었던 걸 떠올렸다. “그날 와서 너한테 뭐라고 했는데?” 서현우는 또 하나의 홀로 공을 넣고는 멋지게 테이블 위로 올라앉아 다른 공을 향해 샷을 날리며 완벽하게 홀에 넣어버렸다. “말했잖아? 너하고 주수연이 학창 시절에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물은 거라고? 나는 솔직하게 아무 일도 없었다고 했어. 그러니까 가출한 건 나하고 아무 상관이 없는 거야.” 서현우는 자신의 책임을 제대로 떼어버리고 있었다. “그냥 물어본 건데 왜 마음이 찔린 사람처럼 말하는데?” 강지훈은 말투가 지독했다. 서현우는 테이블 위에 마지막 공을 보며 즉시 샷을 날리지 않았고 강지훈에게 시선을 돌렸다. “진짜 왜 떠났는지 몰라? 왜 파혼까지 한 건데?” “몰라, 성질부리는 거겠지. 내가 너무 오냐오냐해서 기고만장해진 거야!” 강지훈은 식식거렸다. 파혼 때문에 집에 돌아가자마자 부모님한테 된통 야단을 맞은 건 물론이고 회사 사람들 사이에서는 그가 바람을 피운 게 한나은한테 들킨 거라는 소문이 돌고 있었으니 말이다. 다들 제멋대로 입을 놀리며 되도 않는 소문들이 일파만파 퍼지게 되었다. “네가 오냐오냐한 거라고?” 서현우는 웃음을 터뜨렸다. “지훈아, 솔직히 네가 한나은의 버릇을 기른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오히려 네가...” 서현우는 멈칫하다 말을 이었다. “한나은이 네 뒤를 졸졸 따라다니는 게 네가 습관이 돼서 그래. 어차피 너를 떠나지 않을 걸 아니까 더 이상 관심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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