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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장

높은 곳이라 하면 관람차만 한 곳이 없었던 지라 동영상을 통해 조명 아래 놀이공원이 눈에 들어왔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조화로운 것 같지만 설계도에서 그렸던 조명색과 배경색이 전혀 달랐었다. 애당초 디자인했던 조명 바탕은 파란색 그라데이션으로 어두웠던 밤이 동틀 무렵에 다다른 듯한 바다에 온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완전 풀 파랑으로 돼 있어 그라데이션이 없고 색깔도 많이 진해져 있었다. 짙은 색채긴 하지만 영혼이 없었다. “언니, 전체적인 상황은 이래요. 시공하던 중에 문제가 생긴 건지 아니면 제조사의 문제인지 아직 확인할 수가 없어요.” 윤서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사람들과 소통해 봤어? 뭐라고 했는데?” 내가 물었다. “시공 쪽에서는 요구대로 시공을 진행한 거라고 했고 제조사에는 우리가 주문한 대로 조명을 제작한 거라고 했어요. 쌍방 다 자기는 잘못한 것이 없다고 하는데 이게 대체 어디서부터 문제가 생긴 걸까요?” 윤서아는 머리가 찢어질 것만 같았다. “언니, 나 혼자서는 해결할 수 없을 것 같은데 그냥 돌아오면 안 돼요? 이 놀이공원에 대해서 언니가 가장 많은 신경을 썼었잖아요.” 윤서아는 나를 설득하고 있었다. “알았어. 돌아갈게.” 이번엔 나도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영상 통화를 마치고 비행기표를 예매하고 났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윤서아가 놀이공원에 관한 세부 항공 촬영을 보내왔다. 확실히 문제가 심각했다. 다음 날 아침 9시 비행기표라 일찍 일어나 짐을 정리하고 있었다. “나은아, 오늘은 무슨 일로 이렇게 일찍 일어났대? 요가라도 하게?” 어르신이 물었다. 평소에 별다른 일이 없으면 요가를 하던 걸 본 적이 있는 어르신은 매번 팔다리와 허리가 부러지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하곤 했었다. “아니에요.” 나는 어르신한테로 다가갔다. “어르신, 저 이만 돌아가 봐야 돼요.” 어르신은 멈칫하다 계속 중얼거리고 있었다. “며칠 더 놀다가 간다고 하지 않았어?” “회사 프로젝트에 문제가 생기는 바람에 얼른 가서 처리해야 돼요. 그 일만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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