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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장

주수연의 얼굴이 순간 창백해졌다. 그리고 두 눈물을 글썽거리며 너무나도 가여운 모습으로 강지훈을 쳐다보았다. “지훈아, 내가 이제 짜증 난 거야? 그래?” 이 말이 나오면서 그녀의 눈물도 뚝 떨어졌다. 강지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저기압 상태였다. “만약 경준이가 살아있다면, 나도 널 귀찮게 안 할 텐데.” 주수연은 웅웅거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그녀의 말에서 압박감이 느껴졌다. “날 귀찬하게 하는 건 상관없지만, 얘는 귀찮게 하지 마.” 강지훈이 말한 ‘얘’가 바로 나였다. 둘이 다투는 걸 보니, 난 순간 갈지 말지 망설였다. “알았어. 다시는 귀찮게 안 할게.” 주수연은 이렇게 말하며 밖으로 나갔다. 이번엔 강지훈은 쫓아가지 않고 나를 쳐보았다. 나도 고개를 살짝 숙이고 밖으로 나갔다. 강지훈은 내 뒤를 따라오고 있었다. 우리가 커피숍에서 나가자, 찍 하는 날카로운 브레이크 소리가 들렸다. “수연아!” 강지훈은 소리를 지르며 앞으로 달려갔다. 나도 잠시 당황하다가, 쫓아갔다. “지훈아, 아이…….” 주수연의 얼굴은 아주 창백했다. 그녀는 한 손으로 배를 잡고 한 손으로는 강지훈의 팔을 잡고 있었다. 방금까지만 해도 강지훈을 귀찮게 하지 않겠단 사람이, 지금 강지훈을 꼭 잡으며 애원하고 있었다. 주수연, 배우가 안 된 게 참 아깝네. 놀란 기사가 얼른 사과했다. “강 대표님, 이 여자가 갑자기 뛰쳐나온 거예요.” 공교롭게도 기사는 회사 직원이었다. “꺼져!” 강지훈은 화가 담긴 목소리로 소리를 쳤다. 그리고 주수연을 안고 자기 차로 달려갔다. 퇴근 시간이라 들락날락하는 직원들이 많았다. 이 장면을 본 사람들은 심지어 작은 소리로 술렁이기 시작했다. “강 대표가 엄청 긴장해하는 거 같은데. 저 여자 누구야?” “그게 중요한 게 아니지. 방금 저 여자가 아이라고 했잖아.” “세상에. 설마 강 대표 아이를 가진 여자가 찾아온 거야?” “쉿, 조용. 강 대표 약혼자가 듣겠어.” 그들의 말이 떨어지자, 내가 걸어갔다. 방금 술렁이던 여자들은 대표 약혼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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