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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장

내 말에 박시아의 얼굴에는 더욱 깊은 죄책감이 드리워졌다. 눈가가 젖어 들더니 결국 눈물이 그녀의 볼을 따라 흘러내렸다. “미안해, 정말 미안해! 난 그저 아저씨의 프로젝트 몇 개를 빼앗았을 뿐이야. 아저씨가 그렇게 극단적인 선택을 할 줄은 정말 몰랐어.” 그러나 박시아의 사과는 너무 늦었다. 나는 그녀를 쳐다보지도 않은 채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박시아, 네가 의도했든 아니든 우리 아버지는 너 때문에 돌아가셨어.” “가. 이제 우리 서로 모르는 사람처럼 살아가자.” “도준아...” 그녀는 눈물을 머금은 채 나를 바라보며 입술을 떨었지만 결국 이를 악물고 뒤돌아 떠났다. 박시아의 뒷모습이 사라져 갈 때 김아진은 나를 부축하며 공장 밖으로 나섰다. “부상이 너무 심해. 당분간 우리 집에서 지내자. 아줌마는 병원에 계시고 네 옆에 돌봐줄 사람도 없잖아.” 거절하려고 했으나 김아진이 내 입술을 손으로 막고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번에는 꼭 내 말 들어줘.” 결국 그녀의 말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 김아진의 집에서 며칠을 쉬며 내 몸 상태는 점점 회복되었다. 며칠 전 공장에서 녹음한 음성이 떠올라 나는 컴퓨터를 열고 SNS에 그 녹음 파일을 올렸다. 곧바로 내 SNS는 온라인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 녹음 조작된 거 아니야? 이도준, 넌 정말 끝까지 역겨워! 우리 오빠를 이용해 또 주목을 받으려는 거지?] [만약 강시후가 우리 오빠였다면 이미 다시 연예계로 복귀했을 거야. 왜 멀쩡한 미래를 버리고 평범한 사람으로 살겠어?] [빨리 죄를 벗어내고 싶은 마음은 알겠는데 이건 좀 너무 뻔뻔하지 않아?] 댓글 반응은 내가 예상했던 그대로였다. 하지만 나는 그들이 믿건 말건 상관하지 않았다. 내가 할 일은 이미 끝났으니 말이다. 그러나 곧이어 박시아가 남긴 한 SNS 글이 내 눈길을 끌었다. [여러분, 이도준 씨를 대신해 제가 증언합니다. 강시후는 바로 이현태입니다! 그리고 저는 이 자리에서 이도준 씨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이도준 씨를 감옥에 가둬 억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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