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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장

“대표님, 저희 빨리 가요. 여기 더 있다간 창피해 죽을 것 같아요.” 박시아 팀 쪽에서 이미 서로 싸우는 소리가 들려오자 나는 흥미롭게 그쪽을 바라보았다. 얼굴에 실망감이 서린 채로 박시아는 가끔씩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내 시선을 따라가던 김아진이 내 옷자락을 살짝 잡으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강시후가 요즘 유강 그룹에서 평판이 안 좋다는 소문 들었어? 다들 강시후가 실력도 없고 그저 겉모습만 그럴듯하다고 말해. 꽃병에 불과하다고.” “박시아가 아니었으면 진즉 유강 그룹에서 쫓겨났을 거야.” 그 말을 듣자 나는 비웃음을 흘렸다. “자업자득인 거지!” 강시후는 그저 누리기만 바라고 정작 노력하지 않았다. 베낀 건 결국 자기 것이 아니었고 처음에는 팀을 속일 수 있었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른 사람들도 의심하기 마련이다. 강시후는 마지막 발표자였다. 그가 무대를 내려오자 게임 발표회도 공식적으로 끝이 났다. 그렇게 나와 김아진은 막 자리를 뜨려는 순간 박시아가 다가와 우리를 가로막았다. 그녀는 반신반의하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며 의심이 가득 담긴 목소리로 물었다. “이도준, 이 게임 프로젝트 정말 네가 직접 만든 거야?” 어차피 나를 믿지 않는 사람에게 무슨 말을 해도 소용이 없었는지라 나는 무표정하게 대답했다. “박시아, 네가 믿든 말든 그건 네 문제야. 나와는 상관없고 중요하지도 않아.” “한때 네가 내게 줬던 고통, 내가 하나하나 다 갚아줄 거야! 그리고 유강 그룹, 내가 너를 도와 되찾아준 만큼 다시 네가 내놓게 만들 거야!” 내 말이 그녀의 심장을 찌른 듯했다. 표정이 점점 일그러지기 시작하던 박시아가 무언가 말하려던 순간 김아진의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 “박시아, 제발 도준이 그만 괴롭혀줄래?” 김아진이 내 팔을 꼭 감싸며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박시아는 마치 엄청난 농담이라도 들은 듯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김아진을 쳐다보았다. “내가 괴롭힌다고? 김아진, 너도 이도준한테서 멀어지는 게 좋을 거야. 저런 사람과 있으면 너도 좋을 거 없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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