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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장

옷을 정리한 후 나는 곧장 안성욱에게 다가가며 고개를 살짝 숙여 인사했다. “안 대표님.” “소개할 사람이 있어. 이 사람이 내가 자주 말하던 이도준 씨야!” 안성욱이 열정적으로 소개했다. “도준 씨, 이쪽은 성호 그룹의 장 대표님이야.” 그제야 나는 안성욱 대표님 옆에 서 있던 남자에게 시선을 돌렸다. 로엘 그룹이 파산하기 전 성호 그룹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었다. 로엘 그룹만큼 크지는 않았지만 국내에서 꽤 영향력이 있는 회사였다. 나는 미소를 지으며 손을 내밀었다. “장 대표님, 오래전부터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오늘 이렇게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장태석은 나를 위아래로 살펴보더니 손을 맞잡았다. 그러고는 거듭 칭찬을 반복했다. “좋아! 역시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군. 자네의 재능은 자네 아버지와 전혀 다르지 않아!” 아버지 이야기에 나는 순간 멈칫했다. “장 대표님, 저희 아버지와 아는 사이세요?” “응. 그분과 인연이 좀 있었지.” 장태석은 잠시 아쉬운 표정을 짓더니 내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도준 씨, 앞으로 어떤 계획이 있는지 궁금하군. 다음 프로젝트가 있으면 내가 투자를 하고 싶어.” “사실 아직은 다음 게임을 개발할 계획이 없습니다. 지금 막 출시한 게임이 있어서 당분간은 준비할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요.” 나는 솔직히 말했다. 그러자 장태석은 느긋하게 웃으며 주머니에서 명함을 꺼내 건넸다. “괜찮아. 다음 프로젝트가 준비되면 바로 연락해. 내가 꼭 투자할 테니까!” 나는 명함을 받아들고 고마운 마음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때, 뒤에서 낮고 단단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 대표님, 장 대표님, 여기 계셨군요!” 내가 뒤를 돌아봄과 동시에 안성욱이 반갑게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오랜만이야! 자네가 여기 올 줄은 몰랐네?” 그 남자는 나를 바라보며 잠시 멈칫하더니 정중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분이 도준 씨 맞죠? 요즘 도준 씨 소식이 인터넷에서 자주 들리더군요. 직접 뵈니 정말 대단합니다.” 처음 보는 남자라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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