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장
나는 박시아의 경고를 무시한 채 강시후를 지나쳐서 문밖으로 나섰다. 반면, 김아진은 남아서 다른 투자자를 유치하려고 했다.
맑은 공기를 들이마시며 잠시 마음을 가다듬고 있을 때, 한 남자가 내게 다가왔다. 깔끔한 검은색 양복을 입은 그는 나에게 예의 바르게 손을 내밀었다.
“안녕하세요, 이도준 씨. 저는 제연그룹의 안성욱이에요. 방금 이도준 씨를 유심히 지켜봤어요. 혹시 도준 씨의 게임 기획안을 볼 수 있을까요?”
뜻밖의 기회에 나는 잠시 당황했지만 이내 침착하게 대답했다.
“물론이죠. 근데 안 대표님은 제가 다른 사람의 기획안을 베꼈다고 생각하지 않나요?”
안성욱은 미소를 지으며 내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제 안목은 틀리지 않는다고 믿어요. 방금 대화를 우연히 들었는데, 도준 씨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확신해요.”
그의 말에 고마운 마음이 들며 나는 기획안을 꺼내 건넸다.
“저희 게임은 아직 개발 단계라 당장 출시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안성욱은 기획안을 신중히 살펴본 후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저는 이 기획안이 마음에 들어요. 최근 여러 기획안을 살펴봤지만, 이것만큼 취향에 맞는 게 없네요. 더 이상 긴말은 필요 없을 것 같아요. 도준 씨 회사가 어디에 있는지 알려주면, 내일 계약서를 준비해서 직접 찾아갈게요.”
그의 직설적이고 신뢰 가는 태도에 나도 안도하며 웃었다. 우리는 빠르게 계약 일정을 정하고 악수를 나눴다.
밖에서 잠시 걸으며 생각을 정리하려는 찰나, 김아진이 갑자기 내 뒤에서 외쳤다.
“도준아, 빨리 들어와 봐. 진 대표님이 마음을 바꿔서 우리 게임에 투자하고 싶대!”
김아진은 내 대답도 기다리지도 않고 나를 끌고 다시 홀로 향했다.
그녀가 다급한 모습으로 서두르는 것이 조금 안쓰러워서 나는 그녀를 잡아 세웠다.
“이제 진 대표의 투자는 필요 없어.”
김아진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게 무슨 뜻이야?”
나는 방금 안성욱에게 받은 명함을 꺼내 그녀의 앞에 흔들어 보였다.
“이미 투자자를 확보했거든. 그 사람은 우리 기획안을 한 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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