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장
박시아는 우리로부터 약 10미터 떨어진 곳에 서 있었다. 옆에는 강시후가 함께 있었다. 나는 침착하게 시선을 돌리고 자연스럽게 냅킨을 받아들였다.
그녀는 이내 우리에게 다가오며 말했다.
“야, 내 목소리 안 들려?”
내가 대답할 새도 없이 김아진이 먼저 나서며 불쾌한 표정으로 말했다.
“넌 도대체 무슨 자격으로 도준이한테 이래라저래라 하는 거야? 전부인으로서 인가?”
박시아는 차가운 눈빛으로 김아진을 쳐다보며 말했다.
“너야말로 우리 일에 끼어들지 마.”
김아진은 코웃음을 치며 의자에 느긋하게 몸을 기댔다.
“넌 눈치도 없어? 도준이는 널 상대하고 싶어 하지 않아.”
박시아는 잠시 멈칫하더니 다시 나를 보며 말했다.
“이도준, 네가 말해. 네가 직접 말하는 거 듣고 싶어.”
박시아는 김아진의 말을 완전히 무시한 채 나에게 기대를 걸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그녀에게 단 한 번의 눈길도 주지 않고 말했다.
“박시아, 이제 그만 좀 해.”
박시아는 충격을 받은 듯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그게 무슨 뜻이야? 다른 여자를 몰래 만나는 사람은 너야. 근데 내가 잘못한 거야?”
김아진은 작게 웃으며 말했다.
“웃기지 마. 네가 무슨 자격으로 도준이 일에 간섭해?”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덧붙였다.
“우리는 이혼했어. 그리고 아진이는 나랑 같이 일하는 사이야. 네가 말하는 ‘다른 여자’가 아니니 존중해 줘.”
박시아는 복잡한 눈빛으로 나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마치 나를 꿰뚫어 보려는 듯했다.
김아진은 내 옆으로 다가와 팔을 끼고는 머리를 어깨에 기댔다. 아주 친밀한 자세였다.
“들었지? 넌 이미 지나간 사람이야. 이제 남의 일에 간섭하지 마.”
김아진은 마치 나를 놓치지 않겠다는 듯 팔을 꼭 잡았다. 그녀의 향기가 더 강하게 퍼져 나에게 밀려왔다. 그녀가 나를 돕고 있다는 걸 알았기에, 나도 그녀의 허리를 감싸며 합세했다.
“우리 밥 먹어야 하거든? 다른 할 말 없으면 이만 가줘.”
박시아가 질투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나를 사랑한 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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