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5장
서지훈은 입을 다물었다.
그의 표정은 더없이 어두웠다.
고아람은 그와 쓸데없는 말을 하고 싶지 않았다.
“CCTV는 확인했어?”
“….”
서지훈은 침묵했다. 당시 고아람을 바로 떠올리는 바람에 CCTV는 확인할 생각도 못 했다.
그는 침착한 척 말했다.
“봤어.”
“CCTV에 당신 집 문 앞에 있는 그 오물이랑 글들을 내가 했다고?”
고아람은 믿지 않았다. 자신이 하지 않은 일을 자신에게 뒤집어씌우다니.
“그 CCTV를 봐야겠어.”
서지훈은 조금 제 발 저려 두 눈이 반짝였다.
“서지훈, 증거 없는 거 아니지?”
고아람이 그를 노려봤다.
“그냥 나라고 때려 맞춘 거야? 너 변호사야, 거물급 변호사라고. 근데 일을 이런 식으로 처리해?”
“말 다 했어?”
서지훈이 벌떡 일어섰다.
“지금 보러 가든지.”
“그래.”
사무소에서 나온 서지훈은 차 문을 열었다.
“타.”
고아람은 그를 보지도 않았다.
“나도 운전할 줄 알아.”
서지훈은 차 앞에 서서 잠깐 움찔하더니 쾅 하고 차 문을 닫았다.
차가 잇따라 단지에 들어갔다.
서지훈은 경비실로 가 CCTV를 확인했다.
고아람도 있었다.
시간을 추산한 끝에 서지훈은 한 시간대를 이야기했고 이내 분변을 투척한 사람을 찾아냈다.
그 사람의 얼굴을 본 고아람은 표정이 굳었다.
서지훈도 멈칫했다.
그 사람을 그도 잘 알고 있었다. 신미연의 남자 친구였다.
변장 하나 하지 않을 것을 보면 들키는 게 두렵지 않은 듯한 모습이었다.
경비실에서 나온 서지훈은 코웃음을 쳤다.
“당신이 아니어도 당신이 지시한 것일 텐데 뭐 변명할 게 있다고? 고아람, 너 아직 나한테 미련 남은 거 알아. 돌아만 오면 받아줄게.”
고아람은 역겨움에 구역질이 다 났다.
바로 직전에 다른 여자랑 끌어안아 놓고 이제는 전처랑 재결합을 하겠다니.
도대체 얼마나 뻔뻔해야 저런 말을 할 수 있는 걸까?
“당신 어머니는 당신이 박씨 가문 딸이랑 곧 있으면 결혼한다 그러던데, 전처랑 재결합할 시간이나 있어? 박씨 가문 딸이면 뭐 어때서? 아, 그래. 당신 어머니가 그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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