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4장
감히 사무실 문 앞에 이런 짓을 하다니, 정말 죽고 싶은 모양이었다.
휴대폰을 꺼내 신고를 하려던 그는 생각을 바꾸었다. 자신을 쓰레기라고 할 사람이 누구던가? 고아람 말고는 자신이 밉보인 사람은 없었다.
드디어 참을성을 잃은 걸까?
분명 화가 치밀어야 하는데 그의 얼굴에는 처음의 분노는 이미 사라져 있었다.
두 눈에 즐거움을 드러낸 그는 고아람에게 전화를 걸었다.
“고객님께서 통화 중이라….”
그는 그제야 고아람이 자신을 차단했다는 것이 떠올라 무력하게 이마를 짚었다.
하지만 괜찮았다. 그는 고아람이 자신을 찾아오게 만들 생각이었다.
고아람은 아침 일찍부터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
문을 열자 문 앞에는 경찰 두 명이 서 있었다.
고아람은 어리둥절해졌다.
“고아람 씨?”
고아람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접니다.”
“신고를 받아서요. 사실 확인차 왔습니다.”
다른 경찰이 물었다.
“당신의 행동은 이미 범법 행위에 속합니다. 피하자가 진심 어린 사과만 한다면 책임은 묻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고아람은 두 눈을 비볐다.
“실례지만, 제가 무슨 범법행위를 했다는 거죠?”
경찰 아저씨는 태블릿으로 사진 한 장을 보여주었다.
“여기, 아시죠?”
고아람은 당연히 알고 있었다. 자신이 살던 곳이니 단번에 알아차렸다.
다만 입구가….
“이거 당신이 한 짓이죠?”
경찰의 말에 고아람이 물었다.
“서지훈이 제가 했다고 그래요?”
경찰이 고개를 끄덕였다.
“서지훈 씨는 고아람 씨가 이혼을 받아들이지 못해 일부러 악의적으로 이런 짓을 벌인 거라고 하더군요. 이러는 거 재물 손괴에 속합니다.”
고아람은 화가 치밀다 못해 웃음이 터졌다.
이혼을 받아들이지 못해?
“네, 제가 사과를 하죠.”
고아람은 이를 악물었다.
“이런 일은 두 분이서 합의를 하는 게 제일 좋아요. 사과를 할 수 있으면 하는 게 좋아요. 진짜로 일이 커지면 두 분에게 다 안 좋으니까요.”
경찰도 일을 크게 키우고 싶지 않아 최대한 합의를 권했다.
고아람은 심호흡을 하더니 미소를 지었다.
“잘 처리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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