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장
고아람은 할 말을 잃었다.
“….”
그래, 고아람은 얼른 화제를 돌렸다.
“박 변호사님도 여기 사세요?”
“네.”
짧게 대답한 박해일의 시선이 그녀의 얼굴에 잠시 멈추더니 물었다.
“고아람 씨는요, 어디 사십니까?”
고아람은 오른쪽에 있는 건물을 가리켰다.
“1동 2단지 오피스텔이요.”
“맞은편에 삽니다.”
고아람은 고개를 들어 맞은편 건물을 쳐다봤다. 집 계약할 때 집주인에게 들은 적이 있었다.
다만 맞은 편에는 오피스텔이 아니었다.
“그럼, 저 먼저 가볼게요?”
고아람은 도망치고 싶었다. 나이가 몇인데 운 것을 들키니 정말로 민망했다.
박해일이 말했다.
“네.”
그녀는 짐을 들고 빠르게 복도로 들어섰다.
도망치듯 떠나는 고아람의 뒷모습을 보는 박해일의 얼굴에 미소가 드러났다.
고아람은 엘리베이터도 타지 않은 채 한달음에 6층으로 달려 올라가 헉헉대며 현관문을 열었다. 방 안으로 들어간 그녀는 짐부터 내려놓고 물을 한 잔 따라 마셨다.
진정을 하고 나니 왠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왜 그렇게 민망해했던 걸까?
그렇게 부끄러울 것도 없지 않았나?
그저 멘탈이 한 번 무너진 게 다가 아닌가.
성인이라고 해도 무너질 때가 있는 법이었고, 고아람은 사람이지 신이 아니었다.
그러니 우는 것쯤이야 이해할 수 있는 수준 아닌가?
크게 심호흡을 한 그녀는 정신을 차리고 물건들을 냉장고에 정리해 넣은 뒤 라면을 끓였다.
식사를 마치고 샤워를 한 그녀는 일찍이 잠에 들었다.
요 며칠 은봉구에 있는 모텔에서 지내면서 내내 사건 생각만 하느라 제대로 잠을 자지를 못했다.
이곳은 비록 임대료가 비싸긴 하지만 그래도 주변 환경이 아주 괜찮은 곳이라 밤에는 시끄러운 소음도 없어서 고아람은 빠르게 잠에 들었다.
밤새 그렇게 그녀는 편안하게 잠들었다.
이혼한 이후로 그녀는 처음으로 제대로 된 잠을 잤다.
아침에 일어나 간단하게 샌드위치를 만들고 우유를 데운 그녀는 식사를 마치고는 출근 준비를 했다.
로펌과는 거리가 가까웠던 탓에 운전할 것도 없이 걸어가도 충분했다.
아마 같은 아파트 단지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