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8장
“대표님과 오랫동안 일해 왔으니 대표님 성격을 어느 정도 잘 알고 있어요. 대표님은 항상 감정이 드러나지 않고 차가운 분이죠. 하지만 유독 사모님에게 마음을 쓰고 있어요. 하지만 사모님은 대표님의 마음을 소중히 여기는 대신 여러 번 대표님의 마음에 상처를 입혔어요. 대표님이 정말 너무 안타까워요.”
하고 싶은 말을 다 내뱉으니 서달수는 속이 다 시원했다.
사실 서달수는 이런 생각을 마음속에 오래도록 품고 있었다.
그는 비서로서 항상 여준수를 돕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정은지와 함께 있는 그를 보고 안타까움을 느꼈었다.
정은지의 성격은 너무나도 까다롭고 문제도 많이 일으켰으니 말이다.
많고도 많은 재벌가의 아가씨들 중에 정은지보다 성격이 더 나쁜 사람을 찾기 어려울 것이다.
물론 정은지가 예쁜 건 사실이었지만 그 아름다움은 가시가 돋쳐 있는 장미와도 같아서 좋아할수록 상처를 입게 된다.
하지만 여준수는 작정을 한 듯 정은지만 다른 여자가 아닌 정은지만 고집했다.
서달수는 같은 남자로서 이런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정은지는 그 말을 듣고서야 상황을 알아챘다.
아마 여준수는 학교 입구에서 있었던 일을 목격했을 것이다.
‘X발!’
정은지는 화가 치밀어 올라 뒷좌석을 주먹으로 쳤다.
‘고하준 이 쓰레기 같은 자식. 괜히 날 찾아와서 준수 씨가 오해한 거잖아. 젠장! 그럼 준주 씨가 날 겉과 속이 다른 여자라고 생각하는 건 아닐까? 준수 씨 가족들에게 아부까지 하면서 잘 보이고 싶어 하지만 사실은 고하준과 복잡한 관계가 있는 가식적인 여자라고 생각하면 어떻게 해? 어쩐지 날 그렇게 차갑게 대했구나.’
그 생각에 정은지는 쓴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마음이 착잡했다.
‘그동안 내가 했던 노력이 모두 수포가 되었네.’
정은지의 얼굴색이 점점 어두워진 것을 본 서달수는 등골이 오싹했다.
‘고개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걸 보니 설마 또 화를 내는 건 아닐까?’
하지만 정은지는 가는 길 내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히 있었다.
...
여씨 가문 대저택.
두 사람이 떠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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