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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장

정은지는 기분이 좋아져서 발걸음이 빨라졌다. 3분도 채 되지 않은 시간에 그녀는 길모퉁이에 멈춰 서 있는 차를 발견했다. 마세라티는 유난히 눈에 띄었다. 정은지는 활짝 미소를 지은 채 기쁜 마음으로 뛰어갔다. 같은 시각. 차 안에 있던 여준수는 정은지가 멀리서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고 얼굴이 더욱 차갑게 굳어졌다. ‘고하준과 함께 있는 게 그렇게 행복한가?’ 그녀의 얼굴에 번진 미소는 언제보다 밝았다. 하지만 정은지는 그 밝은 미소를 자신에게는 단 한 번도 보여준 적이 없었다. 그 생각에 여준수의 눈빛이 어둡게 가라앉았다. 잠시 후, 도착한 정은지는 문을 열고 차에 올라탔다. 차에 오르자마자 그녀는 웃으면서 말했다. “준수 씨가 데리러 와서 너무 기분이 좋아요!” ‘그래?’ 여준수는 차가운 얼굴을 보일 뿐, 그녀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그리고 서달수에게 말했다. “서 비서, 출발해.” 서달수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페달을 밟았다. 그도 정은지를 공기 취급하며 쳐다보지도 않았다. 하지만 정은지는 워낙 예민한 사람이기에 금방 분위기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챘다. 차에 탄 순간부터 두 사람은 그녀를 차갑게 대했고 그녀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여준수가 그러는 건 이해할 수 있었다. 그는 자주 냉담한 태도를 보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앞좌석에 앉은 서달수마저 그녀에게 인사하지 않았다. 이 분위기는 마치 정은지가 환생하기 전으로 돌아간 것 같았다. 그때의 서달수와 여준수는 지금처럼 냉담한 태도를 보였었다. 그리고 그녀와 거리를 두곤 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전생의 일이었다. 게다가 그녀는 잘못한 게 없었다. 그런데 두 사람은 왜 그녀를 이렇게 차갑게 대하는 걸까? 정은지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어 물었다. “준수 씨, 무슨 일 있었어?” “아니.” 여준수는 생각도 하지 않고 차갑게 대답했다. “아니긴 뭐가 아니야?” 정은지는 여준수를 바라보며 불만스럽게 말했다. “차에 탄 후로 서 비서님이 나에게 인사하지도 않았어. 준수 씨 얼굴도 얼음장처럼 차갑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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