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6장
여준수는 속으로 한숨을 쉬며 정말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 결국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여기서 기다려. 내가 얼른 키랑 외투를 가져올 테니까.”
그는 가면서 컴퓨터를 한 번 보고 비서에게 눈짓을 보냈다.
서달수는 잠시 이해하지 못했지만 곧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도 사모님이 학교 CCTV 녹화를 본 것을 조사하라는 뜻일 거라고 생각했다.
잠시 후. 여준수는 외투를 들고 나와 정은지를 데리고 집으로 갔다.
가는 길 내내 여준수는 무표정한 얼굴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은지는 조바심이 났다. 여준수와 단둘이 있을 수 있는 이런 좋은 기회를 놓칠 수 없었던 그녀는 재빨리 여준수에게 말을 걸었다.
“준수 씨, 오늘 밤 날씨가 너무 좋은데 우리 드라이브나 갈까? 그거 알아? 아치산에서 보는 야경이 엄청 예뻐.”
여준수는 그녀를 무심하게 한 번 보고 심드렁하게 답했다.
“안 가.”
그러나 정은지는 포기하지 않고 그의 팔에 매달리며 말했다.
“준수 씨, 나 정말로 야경이 보고 싶단 말이야. 한 번만 나랑 같이 가줘.”
여준수는 그녀의 이런 모습에 가장 약했는데 정은지가 애교를 부리면 거부할 수 없었던 그는 결국 노선을 틀어 아치산으로 향했다.
하지만 마냥 즐거울 것만 같았던 길을 따라 야경을 보던 정은지의 눈빛은 점점 흐려졌다.
아치산... 그곳은 전생에 여준수가 그녀를 데려갔던 곳이다.
여준수는 그때도 그녀를 매우 아끼고 보호하며 여러 가지 방법으로 그녀를 기쁘게 해주었지만 그때의 정은지는 그 마음을 몰라 여준수의 마음에 상처를 입혔다.
정은지는 갑자기 죄책감에 가슴이 시리도록 아파 눈시울이 붉어져 속으로 이번 생에는 반드시 여준수에게 좋은 추억을 선물해 주겠다고 굳게 결심했다.
그녀는 여준수의 팔을 꼭 잡고 눈물을 삼켰다.
여준수는 그녀의 이상한 행동을 느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어느새 차는 아치산에 도착했다. 산 중턱에 차를 주차한 두 사람은 차에서 내렸다.
“와!”
정은지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아이처럼 감탄했다.
달빛이 쏟아지는 밤. 눈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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