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4장
정은지는 갑자기 비참해 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오랫동안 노력했는데도 믿음을 얻지 못했구나...’
그러나 여준수가 그녀의 신분을 의심하는 것도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는 걸 정은지도 잘 알고 있었다. 너무 갑자기 변한 것이었으니 말이다.
사람은 쉽게 안 바뀐다고 하는데 정은지는 완전히 달라져 버렸다.
게다가 영혼이라도 바뀐 것처럼 하루아침에 확 바뀌었으니 그럴 만도 했다.
아마 다들 이상하게 생각할 것이었다.
게다가 예전의 정은지는 뭐든 자기 마음대로 하고 여준수가 그녀한테 빚이라도 진 것처럼 매일 그를 괴롭혔었고 항상 고하준을 데려와서 그를 자극하기까지 했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잘 지내려고 하니 여준수가 경계하는 것도 이상할 건 없었다.
이렇게 생각하니 정은지의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생각을 마친 그녀가 입을 열었다.
“준수 씨, 내 신분을 의심하진 마. 나 정은지 맞으니까.”
“아니, 넌 은지가 아니야.”
말을 마친 그는 의미 모를 웃음을 터뜨렸다.
“내가 아는 정은지는 언제나 제멋대로인 부잣집 아가씨였어. 자기 마음대로 하는 아가씨였지만 그래도 귀여웠어. 좀 멍청해도 착한 여자였다고.”
여준수는 냉소를 지으며 말을 이어 나갔다.
“그렇게 단순한 여자애가 제국 조직이나 다크 만다라 같은 걸 알 리 없어. 무기상 대부는 더더욱 모를 거고. 근데 넌? 넌 다 알잖아. 넌 비밀이 너무 많아. 난 네가 누군지 모르겠어.”
정은지는 그가 점점 실망하고 있다는 걸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이 표정은 그녀가 전생에서도 본 적이 있었다. 그녀가 파혼을 제안했을 때 여준수가 지었던 표정이었다.
정은지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 같았다.
사실 그녀는 이미 알고 있었다.
‘여준수처럼 똑똑한 사람이 왜 몰랐겠어? 그저 짚어내지 않았을 뿐이지...’
여준수는 갑작스럽게 그녀의 모든 베일을 한꺼번에 벗겨버렸다.
갑작스레 벌어진 일이라 그녀도 어찌해야 할지 몰랐다.
“준수 씨, 내 말 좀 들어봐. 아니야... 그런 거 아니야. 난...”
정은지는 횡설수설하기 시작했다.
여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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