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7장
지금 분위기로 봐서는 두 사람이 누군가에게 미행을 당한 게 확실하다.
여준수는 긴장한 마음에 사방을 경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겉보기에는 여전히 태연하게 앉아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고 상대방이 액션을 취하지 않으면 여준수도 섣불리 행동할 생각이 없었다.
조용히 벤치에 앉아 관찰하던 여준수는 순간 자신을 미행하고 있는 사람이 어쩌면 적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대방은 두 사람을 계속 주시하고 있었지만 액션을 취할 생각이 없어 보였고 여준수는 직감적으로 적은 아니라는 판단을 내렸다.
악의는 없다고 판단한 여준수는 아는 척하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어쩌면 이 사람들은 정은지를 노리고 온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정은지가 갑자기 일어나며 말했다.
“준수 씨, 화장실 가고 싶은데 같이 가줄 수 있을까?”
정은지가 혼자 가다가 무슨 일이라도 날까 봐 걱정되었던 여준수는 자연스레 정은지를 따라나섰다.
두 사람은 같이 공중화장실 문 앞까지 왔고 여준수는 문 앞에서 기다리고 정은지는 화장실 안으로 들어갔다.
화장실로 들어간 정은지는 빈칸을 찾고 있었고 그때 한 여자가 정면으로 걸어와 정은지의 팔목을 잡으며 말했다.
“정은지 씨 맞나요?”
“누구시죠?”
정은지는 알 수 없다는 표정으로 눈앞의 여자를 바라봤다. 여자는 아름다운 이목구비를 가졌지만 수수한 차림새를 하고 있어서 언뜻 보면 여러 관광객과 다를 바 없었다.
“저는 얘기를 전하러 왔어요. 저희 보스가 정은지 씨를 만나고 싶어 하세요.”
여자가 담담히 대답했다.
그리고 여자의 말을 들은 정은지는 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보스? 그게 누구죠?”
“천윤제요.”
그 이름을 듣는 순간 정은지의 머릿속에는 천윤제의 아름다운 얼굴과 잊을 수 없을 만큼 강렬하고 깊은 푸른색 눈동자가 떠올랐다.
정은지가 물었다.
“지금 나를 만나러 온다고요?”
여자는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많은 시간을 뺏지는 않을 거예요. 길어도 반 시간이니 앞으로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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