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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2장

“만약 우리가 가지 않으면 이 일은 장기적인 소모전으로 이어질 겁니다. 하지만 회사는 여전히 운영되어야 하기에 상대방과 시간을 끌 여유가 없어요.” 여준수는 차분하게 분석해 주었다. 그는 매우 이성적인 모습으로 당황하거나 조급한 기색 하나 없었다. 옆에 있던 외국인 경영진은 이를 지켜보며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수년간 쇼핑몰을 운영한 노련한 비지니스맨도 저렇게 평온한 태도를 유지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하지만 시키는 대로 다 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그렇게 되면 회사가 주도권을 모두 잃고 남에게 휘둘리는 꼴이 되는 것 아닙니까?” 이때 또 다른 경영진이 자신의 의견을 내뱉었고 옆에 있던 사람들은 하나같이 그 뜻에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비록 이준 그룹의 관리하에 있는 하나의 지사이긴 해도 레오탄국에서는 쟁쟁한 기업이라 이 회사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직원들이 얼마나 많은지 부지기수였다. 하지만 지금 시스템을 공격한 주범에게 휘둘리는 입장이 되라니 어떻게 이 사실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물론 여준수는 그들이 고려했던 것 역시 충분히 생각한 뒤였다. 당연히 여준수도 회사를 다른 사람이 좌지우지하게 내버려둘 생각이 없었지만 현재 상황으로는 장기적인 이익을 위해 잠시 타협하는 수밖에 없었다. “우리 회사의 기밀은 지금 상대방의 손에 들어간 상태예요. 만약 협상에 나서지 않으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이득은 아무것도 없을 거예요. 그것이야말로 다른 사람에게 휘둘리는 거라고 표현할 수 있죠. 하지만 우리가 협상하는 자리에 가게 되면 그들을 정의의 심판대에 세울 기회를 얻게 될 겁니다. 그러니 이 결론은 회사의 이득을 더 늘리기 위한 다른 방법일 뿐이라는 것을 모두 이해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여준수의 목소리는 얼음처럼 차가웠지만 형언할 수 없는 힘으로 모두를 압도했다. “일리가 있네요!” 이때 유현영이 가장 먼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회사의 기밀이 저들의 손에 들어가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협상에 가지 않게 되면 그들은 더욱 제멋대로 행동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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