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6장
여준수와 정은지는 거의 동시에 눈살을 찌푸렸다.
오직 조설현만이 마치 보물이라도 본 듯 활짝 웃으며 유현영을 맞이했다.
“현영아.”
“어머니도 계셨네요?”
유현영의 차가운 얼굴에 마침내 미소가 떠올랐다.
“어머, 언제 돌아온 거니? 왜 연락 안 했어?”
조설현은 신이 나서 걸음을 옮기더니 유현영의 손목을 덥석 잡았다.
유현영도 활짝 웃으며 조설현의 손을 잡았다.
“요즘 너무 바빠서 미처 말씀을 못 드렸어요. 안 그래도 일이 마무리되면 식사라도 같이하고 싶어서 연락드리려고 했어요.”
“괜찮아, 이해해. 너가 오면 된 거지.”
조설현은 기뻐하며 말했다.
감동에 겨워하는 두 사람을 보자 정은지는 어이가 없었다.
수십 년 동안 만나지 못한 이산가족이라도 상봉한 듯 애틋함이 넘쳤다.
가슴 뭉클한 비지엠을 깔고 무릎 꿇은 채 눈물까지 흘린다면 프로그램 한 편 뚝딱이다.
여준수는 무뚝뚝한 표정으로 유현영을 바라봤다.
“왜 왔어?”
“서류 주려고 왔어.”
유현영은 가방을 열어 서류를 꺼내 여준수에게 건넸다.
“어젯밤에 정리한 거야. 해외 기업 관련한 건인데 한번 훑어보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직접 가져왔어.”
진지하게 말하는 유현영과 달리 여준수는 서류를 받는 게 아닌 힐끗 보고선 무덤덤하게 답했다.
“저기 테이블에 올려놔. 나중에 볼게.”
유현영은 순간 조금 당황했지만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었다.
이때 옆에 있던 조설현이 유현영을 바라보며 혀를 내둘렀다.
“현영아, 책임감 있게 일하는 모습은 여전하구나. 우리 현수 곁에 너 같은 애가 있다는 건 정말 행운이야.”
유현영을 대하는 상냥한 말투와 행동은 정은지와 비교하면 차이가 확연하다.
직접 낳을 딸과 주워 온 딸의 차이라고 할까?
정은지는 기분이 언짢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때 조설현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현영아, 아직 아침 안 먹었지? 여기서 먹고 가는 게 어때?”
그 말을 들은 정은지는 얼굴이 창백해졌다.
아침 일찍 일어나 준비한 아침 식사는 오직 여준수만을 위한 것이기에 외부인이 먹는 생각만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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