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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1장

미팅룸 분위기가 다시 편안한 분위기로 바뀌었다. 서달수가 입을 열었다. “자, 계속합시다.” 이어서 회의는 계속되었다. 각 부서의 리더들이 한 명씩 차례로 보고를 마치고 모두 함께 협력적인 분위기 속에서 논의했다. 각자 해당 사안에 대한 의견을 말하고 어떤 방식으로 처리해야 할지 논의하는 식으로 회의가 계속되다 보니, 때로는 치열하게 논쟁하기도 했다. 이들은 가장 좋은 방안을 도출하여 여준수에게 최종적으로 의사결정을 부탁하기로 했다. 하지만 여준수를 바라보는 순간, 사람들은 정은지가 여준수에게 밥을 먹여주는 모습을 보게 되었고,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황당해하고 있었다. 평소 권위적이고 냉철한 대표님이 순하고 작은 양처럼 고분고분 밥을 받아먹는 모습이었다. 정은지가 한 숟가락 먹여주면 여준수는 말없이 받아먹었고 아무런 불만도 없이 순종적인 모습이었다. 유현영은 이 장면을 보고 애써 표정 관리에 신경을 썼다. 그런데도 입가에 냉소가 스쳤다. 그러다 정은지가 국물에서 당근 한 조각을 떠서 여준수의 입에 가져가는 걸 보았을 때 유현영은 여준수가 당근을 싫어한다는 것을 떠올리고 대뜸 말했다. “준수 씨, 당근 안 먹잖아!” 유현영의 말투는 마치 여준수에 대해 완벽하게 알고 있다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정은지는 그 말을 듣고 왠지 심기가 불편했다. 그녀는 유현영의 말을 아예 무시해 버리고는 여준수 입에 당근 한 조각을 밀어 넣으며 약간 퉁명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어린 애도 아니고, 이제부터라도 편식하지 마. 당근이 건강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 음식인지 알아?” 여준수는 원래 당근을 좋아하지 않았지만, 정은지의 말을 듣고 나서 괜히 고개를 끄덕이며 당근을 씹어 삼켰다. 유현영은 그 장면을 보며 얼굴이 조금 창백해졌고, 미팅룸에 함께 있던 사람들은 놀라서 말을 잃었다. 여준수는 평소 차가우면서도 말수가 적었고 범접할 수 없는 포스를 풍겼다. 그래서인지 회사에서 감히 그에게 큰 소리로 말할 사람은 없었다. ‘저 여자는 정말 용감하군. 대표님에게 편식을 하지 말라고 대뜸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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