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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0장

최근 정은지가 자꾸 여준수를 찾아와 저녁 식사를 함께하자 여준수의 식습관도 많이 좋아져 위 쓰림도 줄고 있었다. 그때 여준수가 시간을 확인하며 정은지에게 말했다. “아직 회의가 끝나지 않았는데 괜찮다면 옆에서 잠시 기다려줄래?” 정은지는 당연히 괜찮다고 생각해 얌전히 자리를 찾아 앉았다. 그러자 회의는 이어졌다. 정은지는 너무 심심해 여준수만 골똘히 쳐다보았다. ‘세상에 어떻게 이렇게 완벽한 사람이 다 있을까?’ 얼굴이면 얼굴, 몸매면 몸매. 게다가 자체 발광 귀족 아우라까지, 신은 정말 불공평하게도 그에게 모든 걸 넘겨주셨다. ‘내가 전생에는 눈이 멀었지. 이렇게 완벽한 남자를 옆에 두고 왜 고하준한테 정신이 팔렸던 거야?’ 그 생각에 정은지는 전생의 제 뺨을 내리치고 싶었다. ... 어느새 두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정은지는 잠시 기다리면 끝날 줄 알았던 회의가 8시, 9시까지 넘겨버릴 줄은 몰랐다... 저녁 시간은 이미 지나가 버렸고 정은지는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다리가 욱신거렸다. 그러나 그들은 회의를 끝낼 생각이 눈곱만치도 없어 보였다. 참지 못한 정은지가 자리에서 휙 일어서버렸다. 그러자 모든 사람의 시선이 그녀에게 집중이 되어버렸다. 정은지는 모두의 시선을 한 몸으로 받으며 성큼성큼 사무실에서 벗어났다. 여준수는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 ‘기다리다가 지쳐 화가 난 건가?’ 유현영은 몰래 냉소를 터뜨렸다. 정씨 가문 아가씨는 변함이 없었다. 그러나 30분 후, 사무실 문이 또 활짝 열렸다. 이번에도 정은지였다. 그러나 정은지의 손에는 도시락이 들려 있었고 방금의 외출은 도시락을 사러 나간 것 같았다. 그녀는 의자를 척 당겨 여준수의 옆으로 놓더니 털썩 앉았다. 이어 도시락 뚜껑을 열어버리자 사무실 안에는 고소한 음식 향이 풍겼다. 수저까지 세팅을 마친 정은지는 바로 숟가락을 들어 한 입 가득 여준수의 입가에 가져갔다. 갑작스러운 그녀의 행동에 모두가 깜짝 놀라버렸다. 이런 장면은 그 어떤 곳에서도 목격한 적이 없었다... 여준수도 정은지가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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