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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7장

그날 밤 병원에 입원해 링거를 맞고 나니 정은지는 깨질 것 같던 머리가 다시 회복되었다. 흐린 물이 다시 맑아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정은지는 컨디션이 많이 회복되었으나 사실 그녀는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머릿속엔 출처를 알 수 없는 기억 파편이 실처럼 엉키고 엉켜 자꾸 그녀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다행히 뜬눈으로 지새우며 고민한 게 헛수고는 아니었다. 그녀는 오랫동안 고민하며 대체 왜 이렇게 찝찝한 기분이 드는지 생각했다. 이 모든 건 전생의 기억과 연관이 있었다. 창밖의 햇빛이 병실에 비춰들고 하얀 병실이 조금 따뜻하게 느껴졌다. 그때 여준수가 파란색 작은 보온병을 들고 병실 안으로 들어왔다. 자리에서 일어난 정은지를 보며 여준수는 작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좀 괜찮아졌어?” “많이 좋아졌어.” 정은지가 고개를 끄덕였다. 여준수가 침대 쪽으로 걸어가더니 파란 보온병 뚜껑을 열었다. 그러자 김이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그는 정은지를 부축해 먹기 좋은 자세로 앉게 하고 보온병에서 뜨끈한 죽을 그릇에 옮겨 담았다. 그리고 숟가락으로 작게 한술 떠서 호호 식히더니 다시 그녀의 입가에 가져다 댔다. “일단 뭐 좀 먹자.” 너무 다정한 여준수의 모습에 정은지는 시선을 떼지 못했다. 게다가 여준수는 얼굴마저 준수했기에 반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정은지는 입을 작게 벌려 그가 건넨 죽을 냉큼 삼켰다. “아, 준수 씨.” 그때 정은지는 마침 뭔가 떠오른 듯 굳은 얼굴로 물었다. “어제 해외 출장 간다고 한 곳이 설마 레오탄이야?” “어떻게 알았어?” 여준수가 의아하다는 얼굴로 정은지를 바라봤다. 출장지는 고승준과 유현영을 제외하고 아는 사람이 없었다. 정은지의 얼굴이 점점 하얗게 질렸다... 전생에서 여준수도 레오탄으로 출장을 다녀왔었다. 회사에 큰 문제가 생겨 여준수가 팀원들과 직접 상대와 결판을 하러 떠났으나... 이동하는 길에서 습격을 받았다. 어디에서 나타난 깡패들인지 무작정 폭행을 휘둘렀고 무방비 상태였던 팀원들은 모두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그 소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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