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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0장

“네가 어떻게 왔어?” 조설현이 의문스럽게 물어보자 정은지가 사실대로 말했다. “오늘 바쁜 줄 알고 도와주러 왔죠.” 조설현은 그녀가 좋은 마음에 왔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지 아래위로 훑어보더니 담담하게 말했다. “아니야. 도와줄 거 없어. 걸리적거리지만 않으면 돼.” “어머니.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뭐든 도와드릴게요.” 정말 최선을 다하고 싶은 정은지가 진지하게 말했다. 그런데 이때 여아린이 힐끔 쳐다보더니 비아냥거렸다. “또 무슨 사고를 저지르려고?” “그게 무슨 뜻이야?” 정은지가 불쾌한 표정으로 쳐다보았지만 여아린은 여전히 비꼬는 말투였다. “여기가 무슨 마음대로 해도 되는 곳인 줄 알아? 뭘 안다고 그래. 눈치 없이 여기 있지 말고 저기 썩 꺼져.” 원래부터 성격이 화끈한 정은지는 더욱더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러다 갑자기 화분 하나를 가리키더니 말했다. “너는 뭘 안다고 그래. 화분을 여기 뒀다가 오는 손님들 발에 걸려서 넘어지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정은지는 바로 화분을 안전한 곳으로 옮겼다. 딱 봐도 더 좋아 보이는 위치에 여아린은 화가 치밀어 올라 이를 갈면서 말했다. “상관하지 마. 여긴 나랑 고모만 있으면 되니까.” 정은지는 이 말을 듣고 어깨를 으쓱거리면서 말했다. “그래. 그럼 아무것도 상관하지 않을게. 할머니 만나러 가면 되는 거지?” 정은지는 그녀에게 대꾸하지도 않고 바로 강순자 만나러 갔다. 제자리에 남겨진 여아린은 화가 치밀어올라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잠시 후, 강순자를 만난 정은지가 배시시 웃으면서 인사했다. “할머니!” “어머! 이게 누구야.” 강순자는 정은지를 보자마자 아주 반가워했다. 비록 며칠 전 안 좋은 일이 발생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정은지를 좋아하는 마음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정은지가 웃으면서 말했다. “오늘 할머니 생신인데 제가 오늘 메이크업을 도와드릴까요?” 강순자는 기쁜 마음에 고개를 끄덕였다. 정은지는 빗으로 강순자의 머리를 빗어 내려갔다. 머릿결이 어찌나 좋은지 전혀 막힘이 없었다. 잠시 후, 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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