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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4장

여준수는 병실에서 나오자마자 아까 했던 말들이 너무 심하지 않았나 생각되면서 후회되기 시작했다. 사실 여준수는 자제력이 강한 사람이었다. 만만찮은 고객을 상대할 때도, 아니면 친인척이나 친구들을 마주할 때도 늘 자기감정을 잘 컨트롤 하는 사람이었다. 아무리 기분이 안 좋아도 늘 얼굴에 미소를 띠고 있어 다른 사람들은 그의 기분을 전혀 눈치채지 못할 때도 있었다. 하지만 정은지만 마주하면 자제력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온밤 걱정했던 자신을 돌이켜보면 혹시라도 무슨 사고가 날까 봐 전전긍긍 앓고 있는 모습이다. 만약 정말 사고가 났다면 정은지를 괴롭힌 사람들을 모조리 죽여버리겠다는 다짐까지 했었다. 그런데 다음날 다른 남자 등에 입혀 돌아오다니... 여준수는 화가 안 날 수가 없었다. 심장에 무언가 꽉 막혀있는 듯이 숨 막혀 죽을 지경이었다. 그러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왜일까? 왜 가만히 있을 수 없는 걸까? 그냥 가만히 내 옆에 있으면 될 것을 왜 자꾸 다른 사람을 건드리는 걸까? 고하준이든 누구든, 그냥 가만히... 내가 걱정하지 않게 할 순 없을까...’ 여준수는 생각할수록 속상해서 결국 이곳을 떠나기로 했다. 여준수가 떠나고, 병실에 누워있던 정은지는 계속 아까 여준수가 했던 말을 곱씹어 보았다. ‘자유를 원한다면 얼마든지 줄 수 있어.’ 정은지는 마음을 진정시킬 수 없어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왜 이렇게 된 걸까? 저번 생에 저지른 잘못을 되돌리려고, 준수 씨를 붙잡으려고 어렵게 환생까지 했는데! 왜 이혼하고 싶어 하는 걸까... 아, 안돼! 절대 이혼할 수 없어!’ 정말 이혼했다간 정은지는 바로 절망에 빠질 것이다. 이 생각에 정은지는 갑자기 긴급호출 벨을 눌렀다. 갑작스러운 호출에 깜짝 놀란 간호사들은 바로 달려왔다. 그런데 병실 문을 열자마자 정은지가 거칠게 링거 바늘을 뽑으려고 하는 것이다. 간호사는 깜짝 놀란 나머지 바로 달려갔다. “은지 씨, 지금 뭐 하는 거예요? 침착하세요. 이거 뽑으면 안 돼요!” 간호사는 정은지가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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