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8장
양아치들이 줄행랑을 놓는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모녀는 겨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은지야, 정말 고맙다. 네가 없었으면 어떻게 했을지 몰라.”
구혜미가 정은지를 보며 감격스럽게 말했다.
정은지는 별일 아니라는 듯 대답했다.
“별일 없어서 다행이에요.”
그때 임지현이 구혜미에게 말했다.
“엄마 빨리 구급상자를 가져다줘. 아까 은지도 다쳐서 연고를 발라야 할 것 같아.”
임지현의 말에 구혜미는 고개를 끄덕이며 구급상자를 가지러 갔다.
그리고 점점 부어오르는 팔을 바라보며 임지현은 정은지에게 너무나도 큰 빚을 진 것 같은 기분이었다.
“은지야, 미안해. 너랑은 상관없는 일인데 괜히 나 때문에 너를 다치게 했어...”
하지만 정은지는 오히려 임지현을 향해 웃어 보이고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지현아, 너무 걱정하지 마. 난 정말 괜찮아.”
구혜미가 구급상자를 가져오자 임지현은 안에서 연고를 꺼내고 정은지를 바라보며 말했다.
“은지야, 약을 바르면 뜨겁고 아플 수 있어. 조금만 참아.”
정은지는 고개를 끄덕이며 팔을 임지현에게 맡겼다.
그리고 임지현이 연고를 바르는 사이 고개를 들어 집안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전에는 임지현이 왜 그렇게 장학금에 집착하는지 몰랐지만, 지금은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집안의 가구라고는 수납장 몇 개와 식탁이 전부였다.
간단한 살림살이를 보니 임지현의 집안 형편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었다.
그리고 정은지가 임지현을 보며 물었다.
“아까 그 사람들, 얼마 만에 한 번씩 오는 거야?”
임지현은 땅이 꺼질 듯 한숨을 쉬고 대답했다.
“처음에는 한 달에 한 번씩 왔는데 지금은 일주일에 두세 번씩은 오고 있어.”
“그럼 무슨 방법이라도 찾아야겠네.”
정은지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러자 임지현이 씁쓸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그 사람들은 이렇게 한 번씩 찾아와서 빚 독촉을 했어. 하지만 우리는 갚을 돈이 없었고 항상 집안에 물건들을 부수고 조금이라도 돈이 되는 건 가져갔지. 나와 엄마는 어느새 이 상황에 익숙한 것 같아.”
임지현의 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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