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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6장

‘지현이야! 큰일이야!’ 그 목소리를 들은 정은지는 가슴이 덜컹 내려앉는 것 같았다. 그리고 더 고민할 겨를도 없이 바로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뛰어갔다. 그리고 임지현의 집 앞에 도착하자 안에서는 여전히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구혜미가 사채업자들의 다리를 잡고 빌고 있었다. “제발요. 며칠만 시간을 주세요!” 하지만 사채업자는 발을 앞으로 차고 그녀를 뿌리치며 험상궂게 말했다. “이봐, 벌써 이게 몇 번째인지 알아?” “오늘은 꼭 돈을 받아 가야겠어. 없으면 네 딸년이라도 데리고 갈 테니 알아서 해!” 말을 마친 사채업자는 앞으로 걸어가 임지현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기며 말했다. “일어나!” 그리고 잡힌 머리카락에 두피까지 통증이 이어져 임지현은 저항하며 말했다. “이거 놓으세요.” 하지만 사채업자는 임지현의 말을 들을 리 없었고 오히려 임지현의 뺨을 힘껏 내리쳤다. 짝 소리와 함께 임지현의 입가가 터지고 피가 흘러나왔다. 그 모습을 본 구혜미는 더 큰소리로 울부짖으며 앞으로 기어 왔다. “그만! 그만 하세요! 제 딸은 건드리지 마세요! 차라리 날 때려요!” ... 한편 집 앞에 숨어 몰래 이 장면을 보고 있던 정은지는 마음이 아팠지만 집 안으로 들어가지는 않았다. 정은지 한 사람의 힘으로는 사채업자들의 상대가 아니었다. 그리고 도움을 청할 사람이 있을지 주위를 둘러봤지만 아무도 없었다. 임지현의 이웃들도 집안 창가에서 내려다볼 뿐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마치 이 상황이 익숙한 듯 아예 창문을 닫아버리는 사람도 있었다. 주위에는 아무도 이 모녀에게 도움의 손길을 건넬 사람이 없었다. 그리고 정은지는 이토록 무정한 이웃들의 태도에 화가 났다. 마침 그때 아주머니 한 분이 장바구니를 들고 골목을 지나가고 있었다. 문 앞에서 기웃거리는 정은지를 본 아주머니는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다. “아가씨, 괜히 끼어들지 말아요.” “네? 그게 무슨 말이세요?” 그러자 아주머니는 한숨을 크게 쉬고 대답했다. “여기 사람들은 이런 일에 익숙해요. 끼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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