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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8장

“내가 왜 신경이 쓰여? 키스한 게 나도 아닌데.” 정은지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대답했다.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니라 기뻐해도 모자랄 판이었다. 가능하다면 한아진과 고하준이 사귀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었다. ‘그럼 매일 날 괴롭히는 사람도, 매일 날 귀찮게 구는 사람도 사라질 테니.’ 여준수가 말없이 정은지를 물끄러미 쳐다봤다. “참, 두 사람 얘기는 그만하고 우린 빨리 집으로 가자.” 정은지는 이 말을 끝으로 신이 난 얼굴로 여준수를 이끌고 아래층으로 향했다. “오늘은 내 생일이지만 다른 건 아무것도 필요 없어. 오직 준수 씨만 옆에 있어 주면 돼. 그리고 몰래 서프라이즈도 준비했다고!” 활짝 미소를 지은 정은지를 보며 여준수는 대체 어디부터 진실인지, 어디부터 거짓인지 알 수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냥 이끄는 대로 따라가 보기로 했다. ... 스카이 별장. 얼마 지나지 않아 여준수는 정말 정은지의 손에 이끌려 별장에 도착했다. 집으로 들어가기 전 정은지는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준수 씨, 눈 감아.” “왜?” 하준수는 어리둥절해했고 정은지는 애교로 무마했다. “준수 씨 나 믿고 눈 감으면 안 돼?” 하준수는 잠시 멈칫하다가 눈을 감았다. 그리고 정은지는 그의 큰 손을 꼭 잡았다. “내가 안전하게 데려가 줄 테니까 내가 눈을 뜨라고 할 때까지 절대 눈 뜨면 안 돼. 알겠지?” 여준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정은지는 미소를 지은 채로 현관 비밀번호를 입력했고 그와 함께 집 안으로 들어섰다. 그리고 거실에 도착하고 그의 손을 놓아주며 말했다. “자, 이제 눈 떠도 돼!” 그 소리에 하준수가 조심스레 눈을 떴다. 눈앞에 보이는 광경에 하준수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집 전체 인테리어가 완전히 바뀌어버렸다. 천장은 알록달록한 풍선으로 장식되었고 거실은 로맨틱하게 꾸며졌다. 정은지는 몇 개의 무드 등만 켰는데 어두운 불빛이 로맨틱함을 배로 만들었다. “마음에 들어?” 정은지는 예쁘게 웃으며 물었다. 여준수는 덤덤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렇게 예쁘게 꾸며진 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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