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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장

방 안의 사람들은 모두 침묵하며 두 사람을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다. 다들 재미있는 순간을 기대하는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그 순간, 고하준을 바라보는 정은지는 왜인지 모르겠지만 입을 맞추고 싶지 않았다. 그 당시 정은지는 자신이 고하준을 좋아한다고 생각했지만 그의 입술에 키스하려고 하니 마음속에서 거부감이 생겼다. “그냥 그만둘까요?” 한참을 망설이다가 정은지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러자 사람들은 일제히 혀를 차며 말했다. “정은지, 너 언제 이렇게 겁쟁이가 됐어?” 정은지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 사실 겁쟁이라는 말을 듣고 싶지 않았으니 말이다. 하지만 고하준과 키스할 생각을 하니 차라리 겁쟁이 소리를 듣는 게 낫겠다고 느꼈다. 그 순간, 정은지의 눈길이 무심코 옆으로 향했다. 그리고 여준수가 어느 구석에서 자신을 보고 있는 게 보였다. 하지만 그를 더 자세히 보기도 전에 갑자기 누군가 뒤에서 정은지를 툭 밀었다. “빨리 좀 해! 왜 그렇게 꾸물대는 거야!” 그 사람이 이렇게 말하자마자 정은지는 중심을 잃고 앞으로 기울어졌다. 그리곤 비틀거리며 고하준의 입술에 그대로 키스하게 되었다. 순식간에 엄청난 박수 소리가 울려 귀청이 터질 것만 같았다. 정은지는 곧바로 고하준을 밀쳐내고 급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본능적으로 여준수를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준수는 이미 사라져 있었고 왠지 모르게 그 순간 정은지의 마음이 갑자기 불안해졌다. 한참을 고민하던 정은지는 발걸음을 옮겨 밖으로 뛰기 시작했다. 아니나 다를까 막 문 앞에 도착했을 때 그녀는 여준수가 차 문을 열고 타려는 모습을 발견했다. “준수 씨!” 정은지가 달려가며 외쳤다. 그러나 여준수는 차 안에 앉은 채로 아주 냉담한 눈빛으로 정은지를 바라보았다. “무슨 일이야?” “난...” 정은지는 자신이 왜 뛰쳐나왔는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속으로는 늘 여준수를 좋아하지 않았다고 생각했으니 말이다. “됐어. 빨리 가. 별일 아니야.” 결국 정은지는 아무 해명도 없이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다. 여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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