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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장

“내 말 안 좋게 들리는 거 알아. 그래도 다 너를 위해 하는 말이야. 이번 일에 소 교수님 조카도 엮여있대. 네가 임지현 편만 들면 교수님한테 태클을 거는 꼴이나 마찬가지라고. 교수님한테 밉보여서 너한테 좋을 게 뭐야.” 그녀의 말에 한아진을 바라보는 정은지의 눈동자에 담긴 경멸이 한층 더 짙어졌다. ‘얘는 정말 내가 소여희 교수를 무서워한다고 생각하는 건가?’ 성질 같아선 교수고 뭐고 학교 전체를 엎어버리고 싶었지만 이번만큼은 최대한 정당한 방법으로 임지현의 결백을 밝혀내리라 정은지는 다짐했다. ‘이건 너무 불공평해. 애초에 지현이는 아무 잘못한 거 없는데 왜 이런 치욕을 당해야 해? 왜? 지현이 집안 형편이 안 좋아서? 흙수저라서? 아니, 이건 잘못됐어.’ “은지야, 내 말 한 번만 들어줘, 응?” 한편, 한아진은 아직도 재잘대고 있었다. 이에 차갑게 웃은 정은지가 짜증스러운 얼굴로 짧게 대답했다. “걱정해 줘서 고마워.” ‘너도 결국 내가 네 진짜 모습을 알게 될까 봐 이러는 거 아니야? 어디서 순진한 척은...’ 하지만 한아진은 정은지가 그녀의 말을 들어준 줄 알고 환하게 웃어 보였다. “역시 너라면 내 말을 들어줄 줄 알았어.” 그리고 뭔가 생각난 듯 바로 말을 이어갔다. “참, 은지야. 내일 너 생일이잖아. 내가 킹스가든에 룸 잡아뒀어. 평소처럼 거기서 파티하자.” 지금까진 해마다 생일이면 그녀와 함께해 왔던 정은지였기에 한아진은 이번에도 그녀의 초대를 받아들일 것이라 확신했다. 하지만 정은지는 지금까지 한아진과 보낸 모든 시간들이 아깝게 느껴질 뿐이었다. ‘전생에서 그날 네가 나한테 무슨 일을 했는지 난 아직 똑똑히 기억하고 있는데 어쩌나?’ ... 전생 정은지의 생일날, 그녀는 동기들까지 잔뜩 룸으로 불러 파티를 즐기고 있었다. 즐겁게 파티를 즐기는 그녀를 바라보던 한아진은 계속하여 동기들을 불러 정은지에게 술을 따르게 했고 그때까지만 해도 충동적인 성격이었던 그녀는 오는 술을 마다하지 않고 계속하여 술을 들이켰다. 그렇게 정신이 몽롱해질 무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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