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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장

“아까 걔가 임지현이 여기로 끌려오는 거 봤다면서.” “그러니까. 그런데 왜 아무도 없어?” 임지현을 발견하지 못하자 다들 한마디씩 떠들었고 현장은 순식간에 혼란스러웠다. 다들 숲 이곳저곳을 둘러보았지만 임지현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같은 시각, 사람들 사이에 서 있는 한아진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임지현은 어디로 간 거야? 남자들 몇 명이서 여자 하나를 못 잡아선 도망치게 한 거야?’ 이에 한아진은 표독스러운 눈으로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남자들을 노려보았다. ‘그깟 일 하나 제대로 처리 못 해? 쓸모없는 것들.’ “야, 뭐야. 임지현은 안 보이고 왜 너희들만 여기 있는 건데.” 결국 임지현을 찾기 못한 학생들이 남자들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그러니까. 너희들이랑 같이 온 거 아니었어?” 가뜩이나 마음에 켕기는 일을 한 데다 여자한테 흠씬 두들겨 맞아 억울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던 남자들은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들어 끝없이 질문을 던지니 왠지 겁이 나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하던 남자들은 결국 혼란스러운 틈을 타 오솔길로 줄행랑을 쳐버렸다. ... 한편, 정은지는 여전히 임지현의 손을 잡고 빠르게 달리고 있다. 잠시 후, 숲 한쪽 끝에 있는 다른 출구로 나온 두 사람은 안전한 곳을 찾아 몸을 숨겼다. 뒤따라오는 이가 없다는 걸 확인한 뒤에야 두 사람 전부 힘이 풀린 듯 참았던 숨을 몰아쉬었다. 한참 뒤에야 숨을 고른 임지현이 물었다. “은지야, 너 어떻게 알고 거기까지 온 거야?” 역시 깊은 한숨을 내쉰 정은지가 침착한 말투로 말했다. “아까 교실에서 네가 숲으로 끌려갔다고 말하는 걸 들었거든. 너 구하려고 달려왔지.” 그리고 역시 다행이라는 듯 안도의 한숨을 내쉰 정은지가 말을 이어갔다. “후, 솔직히 아까 정말 위험했었어. 내가 조금만 늦었어도 무슨 일을 당했을지... 그리고 애들 구경 오는 거 봤지? 그런 모습을 보였어 봐. 앞으로 학교를 어떻게 다녀.” 정은지의 설명에 임지현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은지 말이 맞아. 그때 마침 은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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