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화
“공주마마, 노여움을 푸세요. 둘째 도련님께서는 최근 몸이 좋지 않아서 약을 많이 드셨습니다. 그래서 잠깐 헛소리를 하신 것입니다. 그러니 부디 화를 푸세요. 권 대감님께서 저희에게 둘째 도련님이 아무 데도 가지 못하게 지켜보라고 하셨는데 둘째 도련님께서 글쎄...”
권 대감이 언급되자 나는 손을 들어 하륜에게 그만하라고 했다.
권 대감은 나와 가까운 사이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조정에서 꽤 명망이 있는 사람이었다. 그러니 선을 넘을 필요는 없었다.
듣자 하니 예전에 자수품을 사서 내 체면을 세울 수 있었던 것도 그의 허락이 있었던 것 같았다. 그 점만 보아도 그가 나에게 호의적이란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니 나 또한 그의 체면을 생각해 주어야 했다.
권경현은 아직 권 대감 댁과 완전히 갈라선 것이 아니었기에 만약 내가 그를 때려서 죽이거나 그를 불구로 만든다면 권 대감의 체면을 무시하고 그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 것과 다름없었다. 그것은 나의 계획에 불리했다.
그러니 일단은 적당히 해야 할 듯했다.
권경현이 권 대감 댁과 완전히 갈라서고 권 대감 댁의 눈엣가시가 됐을 때 권경현을 확실히 없애버린다면 내게 일거양득이었다.
나는 웃는 듯 마는 듯한 얼굴로 사정하는 사람을 바라보며 말했다.
“돌아가서 권 대감께 전하거라. 둘째 도련님이 오랫동안 집에만 있어 자꾸만 죽음을 자초하는 짓을 하는 것 같다고 말이다. 가끔은 목줄을 채워 산책이라도 시켜야지 이렇게 정신줄을 놓지 않을 것이다. 알겠느냐?”
권경현은 너무 화가 난 나머지 나를 욕하려고 했는데 내게 사정하던 사람이 황급히 그의 머리를 내리누르면서 나를 향해 머리를 조아리게 했다.
너무 급했던 나머지 힘을 너무 많이 써서 권경현은 그대로 기절해 버렸다.
권 대감 저택의 사람은 화들짝 놀라더니 서둘러 양해를 구하고 허둥지둥 그를 둘러업고 도망쳤다.
송유빈은 그 일을 알고 한참 동안 침묵하다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권 도령이 공주마마께 그렇게 불경스러운 짓을 한 것을 보면 무언가 믿는 구석이 있는 것 같습니다.”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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